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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 시나리오

[COC 시나리오] 대원진리장생회

크툴루의 부름 7판 팬메이드 시나리오

 

대원진리장생회 大原眞理長生

written by 곽두칠

이미지를 제작해주신 밤나비님(@Noctuidae_TRPG) 감사합니다!



시나리오 소개

 

배경 : 현대 한국

적정 플레이 인원 : 2인 이상의 다인(1인 가능)

플레이 난이도 : 中下

키퍼링 난이도 : 中上

로스트 가능성 : 中

플레이 시간 : 8시간~10시간

추천 기본 기능 : 관찰, 듣기, 자료조사, 정신력, 근력

그 외 추천 기능 : 재력, 심리학, 의료, 법률, 대인기능, 인류학, 컴퓨터 사용, 회계 등 다양한 능력치

• 본 시나리오에는 사이비 종교에 대한 서술이 나타나 있으나 특정 종교를 저격하거나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시나리오의 모든 내용은 픽션입니다.

• 시나리오의 개변은 자유로우나 개변한 시나리오를 배포하지는 말아주세요.

• 이후 플레이 예정인 탐사자 분들을 배려하여 시나리오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을 공개적인 SNS, 블로그 등에서 언급하는 행위를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

룰북없는 키퍼링을 금지합니다. 키퍼링 커미션은 부득이한 경우에 허용하고 있습니다. 세션카드는 본 시나리오 상단에 게재되어 있는 이미지를 사용하여도 무방합니다. 그 외에 본 시나리오로 금전적인 이득을 취하는 행위를 불허합니다.

타 사이트에 본 시나리오를 허락없이 재배포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개요>

요즈음 뉴스나 신문에서는 사이비 종교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자주 보도하고 있고, 이로 인해 세간이 상당히 떠들썩합니다.

들려오는 소식들이 흉흉하기는 하지만, 아무렴 늘 경계하고 조심하다보면 아무 문제 없을 겁니다.

그리고 어젯밤,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으로부터 문자가 한 통 날아왔습니다.

 

[우리 오랜만에 같이 만나서 밥이나 먹지 않을래? 얼굴 못 본지 너무 오래 됐다.]

 

뭐, 식사 한 끼 같이 먹는다고 별 일이야 있겠나요?





시나리오를 플레이해주신 @na5b9a 님께서 핸드아웃을 제작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구글 드라이브 링크 : https://drive.google.com/drive/folders/1IelD8fD9dgvSxHPTxW5GrC7FWNcexOU_?usp=sharing

 

 

※ 이후 내용은 시나리오의 스포일러이며 수호자를 위한 정보입니다.

 

키퍼 주의사항

• 소재 주의 : 상해, 살해 및 사망, 사이비 종교, 마약, 의도치 않은 식인

• 해당 시나리오 내부에 등장하는 종교는 실제 종교와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시나리오의 모든 내용은 픽션입니다. 본 시나리오는 특정 종교를 저격, 비하, 미화할 의도로 작성되지 않았습니다. 작품 내부에 등장하는 사이비 종교는 이 시나리오에서만 존재하는 가상의 종교입니다.

• 본 시나리오에는 다단계, 사이비 종교에 대한 자세한 묘사가 존재합니다. 사이비 종교 단체 내에서 행하는 착취, 폭력, 사기, 가혹행위와 스토킹 등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각종 행위에 대한 묘사가 나타나며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을 법한 공포를 다루고 있습니다. 또한 잔인하고 기괴한 상황에 대한 묘사가 자세하게 표현됩니다. 탐사자에게 이러한 소재가 괜찮은지 먼저 확인해주세요.

• 시나리오를 진행하면서 탐사자나 키퍼가 도중에 중단하기를 원한다면, 휴식 후 플레이를 재개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 탐사자는 NPC의 연락을 받고 만나서 같이 식사를 할 만한 관계면 좋습니다. 시나리오 내에 등장하는 NPC와 탐사자는 반드시 혈연, 친구, 대학 동기 등 아는 사이여야 합니다. 시나리오는 탐사자가 지인인 NPC의 연락을 받고 식사를 하기 위해서 약속 장소에 나와 NPC를 기다리는 장면에서 시작합니다. NPC를 KPC로 개변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 좀 더 수월한 진행을 원한다면 탐사자와 NPC의 관계를 정할 때 긍정적인 방향이든 부정적인 방향이든 돈독한 관계로 설정하는 편이 좋습니다. 정의로운 성격의 탐사자일 수록 End 1을 볼 확률이 높습니다. (ex : 탐사자 A는 박경민의 절친한 10년지기 친구이며 한 달 전부터 연락이 되지 않는 박경민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 탐사자 B는 반년 전 박경민에게 상당한 액수의 돈을 빌려줬습니다. 탐사자는 박경민에게서 어떻게 해서든지 빌려준 돈을 받아내기 위해 벼르고 있습니다. / 탐사자 C는 박경민의 손윗형제입니다. 그는 동생이 한 달 동안이나 연락이 되지 않는 것에 대하여 무슨 일에 휘말린 것은 아닌지 굉장히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 시나리오의 배경이 되는 곳은 키퍼의 재량껏 개변이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 한국을 염두에 두고 작성되었습니다. 시간적 배경은 21세기 현대이며 계절적 배경은 어느 시기로 설정해도 진행에 문제가 없습니다. 그 외에도 시나리오를 자유롭게 개변하여 플레이하는 것이 가능하나 개변한 시나리오를 재배포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습니다.

• CoC 룰을 차용한 시나리오인만큼 탐사자에게 다소 악의적이고 위협적인 요소가 있으며 잔혹한 결말이 존재합니다. 시나리오를 시작하기 전에 이에 대한 충분한 경고를 하고 동의를 얻은 뒤에 진행해주시기 바랍니다.

• 시나리오에 대한 문의는 (@I_can_do_iTRPG)로 받고 있습니다.

 

시나리오

묘사 / 키퍼 정보 / [핸드아웃]

 

[1] 진상

최근 한국에서는 사이비 종교에 빠져 가정이 파탄나고 일상의 영위가 불가능해진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사이비 종교 문제가 커다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요즘 세력을 점점 키워나가는 사이비 종교의 이름은 대원진리장생회, 줄여서 대원회로 불립니다. 대원회는 기존의 사이비 종교들과는 다르게 대원회에서 섬기는 신인 ‘하늘님’의 말씀에 따라 모든 가여운 신도들의 고통을 구원해주겠다는 교리를 내세우며 실제로도 건강관련식품이나 각종 건강보조제품 사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불치병, 난치병 환자를 위한 기금 모금이나 봉사활동도 하면서 세력을 조금씩 확장해나가고 있습니다. 세간에서는 대원회에서 세례를 받거나 혹은 대원회에서 판매하는 약을 먹고 병이나 부상이 싹 나았다는 소문도 이따금씩 들려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족이나 소중한 사람이 아프거나 본인이 병이 든 사람, 몸이 약한 노약자와 같은 사람들이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신도로 귀의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원회의 구조는 매우 폐쇄적이고 악질적입니다. 내부에서는 예배비며 세례비, 치료용 기도비 등을 명분 삼아 신도들에게서 결코 적지 않은 양의 돈을 갈취하고 있습니다. 신도들 중 한 명이 내부를 고발하려고 하는 낌새가 적발되면 폭력을 사용하여 입을 막기도 합니다.

이렇듯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대원회는 불경한 존재들을 섬기는 한 사교도가 창립한 집단입니다. 대원회에서 섬기는 하늘님은 비밀스럽고도 위대하며 자비로운 신, 차토구아(룰북 P. 332)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대원회의 교주는 아주 오랜 세월을 살아온 마법사로, 세계 각지를 떠돌아 다니며 일생을 신화 연구에 바친 그는 차토구아를 열성적으로 섬겨 수많은 지식과 마법 도구들을 약속받았습니다. 2년 전, 그는 한국에 정착하여 '방태식'이라는 신분을 위조하고 차토구아를 더 열성적으로 섬기는 동시에 같은 신을 모시는 뱀인간들(룰북 P. 291)을 위하여 대원회를 창시했습니다. 그는 신도들을 차토구아에게 진상하면서 현재 사람들 사이에 숨어 지내는 뱀인간들과 같은 이종족들을 위한, 일종의 ‘사업’을 하나 하고 있습니다. 그는 살아있는 인간을 마법적인 방법을 통해 가공하여 캡슐 형태로 만든 알약을 이종족들에게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 알약은 이종족들에게 마약과 같은 물건으로 통용되며 그 인기 또한 높습니다. 대원회 역시 방태식이 이 약의 주재료가 되는 인간을 좀 더 쉽게 조달하기 위하여 창시한 것으로 신도들은 모두 약의 예비용 재료들입니다. 이 약은 인간이 아닌 존재들에게는 중독성이 강한 유희용으로서의 효과만을 내지만 사람이 섭취하면 극소량만으로도 정신을 세뇌할 수 있습니다. 약에 중독된 사람은 대원회에 빠져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힘든 폐인같은 상태가 되어 버립니다.

NPC 박경민 본 시나리오에는 탐사자의 지인인 NPC가 존재합니다. NPC의 이름은 박경민으로 미수카톨릭대학에서 신학을 전공중인 대학생입니다. 부모님에게서 독립해 현재는 자취를 하고 있으며 작년에 어머니가 많이 아프시다며 한동안 우울해 했던 적이 있습니다. 한 달 전에는 성경에 대한 견문을 넓히고 싶다며 본격적으로 신학과 사람들과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공부를 시작하는 것 같더니 그 이후로 연락이 두절되었습니다. 그러더니 바로 어제, 갑작스레 탐사자에게 오랜만에 밥이나 같이 먹자며 연락을 취해왔습니다. 여기까지 쓰여진 NPC에 대한 정보는 시나리오 시작 전 탐사자에게 미리 전달해주세요. 박경민과 탐사자의 관계는 설정에 맞게 자유로이 구상할 수 있습니다. 무난하게는 대학 동기부터 박경민이 탐사자로부터 돈을 빌리고 잠적하는 바람에 탐사자는 그에게 이를 갈고 있는 사이까지 관계의 다양성은 무궁무진합니다. 먼 친척일 수도 있고, 그냥 박경민의 이웃일 수도 있습니다. 시나리오를 진행하면서 탐사자가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는 관계라면 무엇이든 좋습니다.

한때 독실했던 신자, 박경민

근력 45 / 건강 55 / 크기 60 / 민첩 50 / 외모 55 / 지능 60 / 정신력 25

말재주 60%, 설득 50%, 인류학 40%

박경민은 소위 말하는 인싸형 인간입니다. 주변에서 평판도 좋고 싹싹하며 천성이 나쁘지 않습니다. 독실한 모태 종교인이며 성경 공부에 대한 열의도 투철한 훌륭한 학생이었습니다만, 어머니의 병이 악화되고 나서 정신적으로 상당히 불안해하던 중 대원회 신도들과 접촉하게 됩니다. 현재는 약에 중독되어 대원회의 광신도가 된 상태이나 탐사자들의 선택에 따라 무사히 일상으로 복귀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박경민의 어머니는 입원한지 1년이 다 되어가며 한 달 전, 혼수상태에 빠졌습니다. 박경민과 가까운 사이라는 설정을 가진 탐사자라면 수호자의 판단 하에 이 사실을 알려줄 수 있습니다. 박경민의 어머니가 입원해있는 병원은 분당 서울대병원이며, 해당 장소는 시나리오 내부의 설정이며 실존하는 곳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


대원 영양보충제 대원회의 사업 아이템. 캡슐 형태의 알약이며 실체는 인간을 재료로 해서 만들어진 인간 캡슐입니다. 뱀인간들과 같은 이종족들에게는 일종의 마약으로 취급되고 있으며 실제로도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사람이 섭취하면 극소량만으로도 강력한 세뇌 효과를 일으키며 강한 중독, 의존증상으로 이 약 없이는 살 수 없게 됩니다. 세뇌된 사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대원회에만 광적으로 몰두하게 됩니다. 대원회에서는 이 약을 건강보조제품으로 속여 신도들에게 먹인 뒤 세뇌된 사람들을 노예처럼 써먹다 필요없어지면 이 약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해 처분합니다.

사이비종교 모자살인사건 최근 가장 이슈가 되고 있으며 뉴스에도 거의 일주일 째 속보로 방송되고 있습니다. 한 30대 남성이 자신이 믿는 사이비 종교에 지나치게 심취한 나머지 자신의 전도를 거부한 이웃집 모자를 살해한 사건으로, 이 일로 인해 사이비 종교가 커다란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머니는 난도질당한 끔찍한 모습으로 발견되었으며, 어린 아들은 시체조차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사실 아들 쪽은 약의 재료로 쓰기 위해 현재 대원회가 납치한 상태이며, 죽지 않고 살아 있습니다.

대원회에 대하여 제공가능한 정보 아래의 정보들은 세션 도중 탐사자들이 언제든지 <자료조사> 판정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들입니다. 인터넷에 검색을 하거나, 지인에게 연락을 넣는다든가, 그 외에 탐사자가 대원회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한 구체적인 선언을 한다면 탐사자가 얻고 싶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묻고 아래의 표를 참고하여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만큼 정보를 추가, 삭제 후 제시해주세요.

1. 대원회는 창립된지 1년이 조금 넘은 신생 사이비단체입니다. 대원회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것은 요 몇달 사이로 대학로에서 끈질기게 전도를 한다든지, 집까지 찾아와 하늘님의 말씀을 아시냐고 묻는다든지 각종 안좋은 경험담이 인터넷에 종종 올라오고는 했습니다

예시 제목 : 진짜 개짜증나는 사이비 종교 경험담

내용 : 내가 주말에 집에 틀어박혀서 빈둥대고 있는데 아침부터 누가 집에 찾아왔길래 누군지 보니까 사이비 전도하러 온 종교쟁이들이었음. 진심 개짜증나던ㅋㅋㅋㅋㅋ 아침 댓바람부터 하늘님의 말씀을 아시냐고 묻는데 예수 안믿는다고 하니까 예수 아니라고 조카 승질냄ㅋㅋㅋㅋ 그래놓고 남의 집 현관문 발로 차고 소리 지르고 아무튼 민폐 갑임. 거기 종교 이름이 대원회라고 하던데 님들도 조심하세여

 

2. 대원회의 교주이자 총회장인 방태식의 인적사항은 인터넷에 기재되어 있습니다. 나이는 75세, 독신이며 대원회의 교주이자 대언의 사자를 자칭하는 사람이며 그와 사적으로 아는 사이인 사람은 전무합니다. 특정 판정에서 극단적 성공 이상을 띄운다면 방태식에 대한 기록은 2년 전을 기점으로 그 이전의 정보는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사람인 것처럼 전무하다는 사실을 제공해줄 수 있습니다.

 

3. 건강 관련 블로그나, 의료직에 종사하는 사람으로부터 대원회에서 판매하는 영양보충제의 정체가 의심스럽다는 정보를 암시해줄 수도 있습니다. 영양제가 중독성을 띄고 있으며, 그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위험하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만약 탐사자가 연줄을 이용하여 제약 쪽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나 약학 대학 관계자에게 성분 분석 의뢰를 넣는다면, 시나리오 진행 후반부에 약에서 인체 성분과 함께 어째서인지 지금 갖고 있는 장비로는 파악할 수 없는 미지의 성분들이 검출되었다는 검사 결과를 통보받게 될 것입니다. “도대체 이 약은 무엇인가요?”라고 말하며 겁에 질린 듯한 상대방의 반응은 덤으로요. 결과를 통보받는 타이밍은 [7] 대원진리교회에서 거래목록표방태식의 연구 기록을 찾아낸 직후면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에 딱 알맞겠군요.

 

4. 대원 생활건강샵은 대원회 측에서 창업한 브랜드가 맞습니다. 대원회는 ‘고통받는 모든 이들을 위한 구원’이라는 교리를 내세울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이를 실천하기 위해 교주의 명령으로 신도들을 위한 건강제품 전문브랜드를 창시했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 정보는 대원 생활건강샵에 대하여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맨 위에 뜨는 대원 생활건강샵 공식 홈페이지에 버젓이 올라와 있습니다.

 

5. 대원회의 신도들 개인이 종종 과도한 포교 활동을 벌여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대한민국의 헌법 상 종교의 자유를 보장받을 권리가 있기 때문에 일단은 함부로 특정 종교를 탄압, 수사하는 것은 힘듭니다. 이번 사이비 종교 모자 살인 사건도 대원회의 신도가 저지른 범행이지만 조사 결과 해당 종교 단체와는 무관하게 신도 개인이 전도가 번번히 거절당하자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죄라는 점이 밝혀져 아직까지는 대원회의 활동 자체를 법적으로 금지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는 것입니다. *단, 탐사자가 대원회의 진상을 밝혀낸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대원회의 실체가 드러나게 된다면 당연히 경찰은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게 됩니다.

 

[2] 도입

탐사자는 어제 각자 박경민으로부터 오랜만에 같이 밥이나 먹자는 연락을 받고 현재 약속장소에 나와 그를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현재 시각은 오후 3시가 조금 안 되었습니다. 곧 약속시간인 오후 3시가 되고 5분 정도가 더 지나고 나서야 박경민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박경민은 남색 후드티에 청바지를 입고 검은 캔버스화를 신은 차림새입니다. 웃으며 탐사자에게 넉살좋은 인사를 건네오는 게 한 달이나 연락을 씹고 잠적한 사람치고는 꽤 느긋해보입니다. 못 본 사이 인상이 꽤 수척해진 것 같기도 합니다. 박경민은 늦어서 미안하다며 오늘 밥은 자기가 전부 사겠다고 너스레를 떱니다. 오늘 점심 메뉴는 무엇인가요? 탐사자와 대화와 조율을 통해 어느 식당을 가서 밥을 먹을 것인지에 대하여 롤플레이를 즐겨주세요. 만약 정하지 못했다면, 그냥 무난하게 칼국수를 먹으러 가기로 합니다. 요 앞에 맛집 프로그램에도 출연할 정도로 맛있기로 유명한 칼국수 집이 있었던 게 기억이 납니다.

식당 안은 깔끔하고 잘 정돈되어 있으며 소문난 맛집답게 사람들로 북적댑니다. 벽면에는 설치형 선풍기가 달려있고 주방 앞 오른쪽 벽면에는 작은 TV가 한 개 설치되어 있습니다. 사람이 많긴 하지만 다행히도 앉을 만한 자리는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탐사자가 앉을 수 있는 자리는 창가 옆 테이블, 주방 바로 앞 테이블, 바로 옆쪽에 다른 손님들이 앉아있는 중앙 테이블로 셋 중 하나를 선택하여 앉을 수 있습니다. 자리를 잡고 앉으면 주인 아주머니가 살갑게 어서오시라며 탐사자 일행을 반겨줍니다. 세 개의 테이블에는 공통적으로 냅킨과 소스병들이 갖추어져 있고 테이블 아래 서랍을 열면 수저통이 나오는 형식입니다. 테이블 위에는 메뉴판이 얹어져 있습니다. 식당이 칼국수집이라면 주문할 수 있는 메뉴는 손칼국수, 비빔국수, 잔치국수, 바지락 수제비, 왕돈까쓰, 콩나물 비빔밥, 제육덮밥, 대왕만두입니다. 각자 원하는 음식을 주문해주세요. 음식을 주문하고 나서 앉은 자리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창가 옆 테이블 테이블 바로 옆은 탁 트인 전면 유리로 되어 있어 길거리의 모습이 훤히 보입니다. 햇살이 창을 통해 딱 알맞게 내리쬐고 있어 나른한 느낌을 줍니다. 탐사자가 창문 밖을 구경하다보면 맞은 편 길가에는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 있는 것이 보이며 바로 옆에 선홍색의 등산용 캡모자를 쓰고 흰 마스크를 낀 통통한 중년의 여성이 판넬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관찰>을 통해 현수막에 쓰여져 있는 글씨와 판넬의 글씨를 읽을 수 있습니다. 현수막과 판넬에는 각각 이런 내용의 글귀가 적혀 있습니다.

[최근 머리가 아프거나 속이 메스껍지는 않으신가요? 아니면 악몽을 자주 꿔서 잠이 부족하지는 않으신가요?

그런 당신을 위한 최고의 해결책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대원진리장생회에 오셔서 하늘님께 몸과 마음을 정화시키는 기도를 올려 보세요!

정성을 담은 당신의 믿음과 수많은 다른 신도 형제자매님들이 함께 한다면 못 이룰 것이 없답니다.]

 

[사이비 교도에게 억울하게 살해당한 제 딸과 실종된 손자의 진상을 밝혀 주세요.

가정과 사회를 파탄내는 대원회는 피해자 유족들에게 배상하라!]

 현수막을 다 읽고 나면 타이밍 좋게 저 멀리서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이 1인 시위 중인 중년의 여성이 있는 쪽으로 다가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두 사람은 중년의 여성에게 뭐라고 이야기를 하는가 싶더니 이윽고 아주머니를 데리고 사라집니다.

* 대원회의 신도들입니다. 대원회의 이미지를 손상시킬 우려가 있는 요소인 시위자를 협박하기 위해 찾아 왔습니다. 대화 내용은 식당 안에서는 당연하게도 들을 수 없습니다.

주방 바로 앞 테이블 주변 손님들이 떠드는 소리와 함께 뉴스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섞여 들려 옵니다. 주위를 살펴 보면 주방 앞 오른쪽 벽면에 TV가 한 대 걸려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TV는 뉴스 채널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탐사자가 뉴스의 내용을 듣고자 한다면 주변이 시끌벅적하기 때문에 <듣기> 판정으로 아나운서가 전하는 내용을 들을 수 있습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얼마 전 벌어진 이웃집 모자 살인 사건의 범인이 붙잡혔습니다. 범인은 피해자들과 이웃이었던 30대 남성으로, 자신이 믿던 종교의 전도가 번번히 거절당하자 앙심을 품고 사건을 계획한 것으로 보입니다. 범인이 빠져 있던 종교는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대원진리장생회라는 이름의 단체로, 검찰 측에서는 피해자인 30대 여성의 시신은 현재 부검 중에 있으나 아들의 시체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시체유기죄의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옆에 다른 손님들이 앉아있는 중앙 테이블 옆에 앉은 손님 두 명이 서로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 옵니다. 귀를 조금만 기울여도 옆의 손님들이 이야기 하는 것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귀를 기울인 탐사자가 <듣기> 판정 성공 시 내용이 귀에 들어옵니다. 나도 얼마 전에 대학로에서 종교 권유받았어. 이름이 뭐더라, 대원… 뭐였지”, “대원진리장생회?”, “아 맞아, 그거.”, “그거 요즘 뉴스에 자주 나오던 사이비 종교 아니야?”, “아마 그럴걸? 저번에 뉴스에 나온 살인 사건도 거기랑 얽혀 있다던데.”, “아, 그 사건? 전도 안 받아줬다고 이웃에 살던 엄마랑 아들 죽인 그거?”, “맞아. 거기다 아들은 시체도 못 찾았대.” “무슨 일이냐, 진짜…세상에 그런 사람들이 진짜 있긴 있구나.”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들은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계산을 끝낸 뒤 금방 가게 밖으로 나가버립니다.

*박경민은 대원회의 신도지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진 않습니다. 현수막을 발견하지 못 했거나, 주변의 소음때문에 뉴스의 보도 내용이나 다른 사람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듣지 못 했기 때문입니다. 탐사자가 이야기의 화제로 이를 언급할 경우 중간에 말을 자릅니다.

어느 테이블에 앉든 간에 수호자는 탐사자에게 대원회에 관한 소문사이비종교 모자살인사건에 대한 언급을 넌지시 전해줄 수 있도록 해주세요. 세 가지 테이블 모두 방식만 다를 뿐 저 두 가지 정보에 대한 내용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만약 탐사자가 스마트폰으로 해당 정보를 검색하고자 한다면 [1] 진상에 제공되어있는 대원회에 대하여 제공가능한 정보를 참고하여 정보를 전달해주도록 합시다. 다만 탐사자가 굳이 스마트폰으로 해당 정보들을 검색하겠다고 선언하지 않는 이상 굳이 수호자가 검색을 하라고 유도해줄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이윽고 주문한 음식이 나오면 탐사자들은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소문난 맛집답게 음식 위에는 하나같이 재료들이 풍성하게 얹어져 있습니다. 야채는 향긋하고 국물은 깊은 맛이 우러나오며 면은 쫄깃합니다. 해물이 들어간 음식은 감칠맛이 나며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습니다. 튀김옷은 소스가 뿌려져 있는데도 여전히 갓 튀긴 것처럼 바삭바삭합니다. 탐사자가 식사를 하고 있다보면, 박경민이 탐사자에게 말을 겁니다. 그는 가방을 뒤지며 자신이 하고 있는 성경 스터디 그룹에서 친하게 지내고 있는 언니가 선물로 준 거라며 어떤 티켓을 탐사자의 인원수에 맞춰 꺼냅니다. 티켓에는 ‘대원 생활건강샵 회원가입 티켓’이라는 글씨가 세련되게 적혀 있습니다. 탐사자가 티켓을 받아들면 박경민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그거 얼마 전 개업한 생활건강샵 티켓이야. 회원제로만 운영되고 있어서 티켓 없으면 가입 못 하는데 나는 아는 사람이 거기 회원이라 운 좋게 구한 거다? 다른 사람들도 주려고 내가 몇 장 더 달라고 했어.”

탐사자는 이 티켓을 받을 수도 있고 거절할 수도 있습니다. 티켓을 받는다면 박경민이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가보라고, 분명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우리 엄마도 여기 제품 먹고 건강이 많이 호전되셨다며 신이 나서는 수다스럽게 이야기를 늘어놓습니다. 만약 탐사자가 티켓을 받는 것을 거부한다면 박경민은 자신의 성의를 봐서라도 받는 시늉이라도 해달라는 둥, 아무때나 오는 기회가 아니라는 둥 탐사자에게 끈질기게 티켓을 받을 것을 권유합니다. 이때 박경민에게 <심리학> 판정을 하는 탐사자가 있다면, 탐사자는 박경민이 무언가 상당히 초조해보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탐사자가 박경민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거냐고 물어도 그는 물음에 대답해주지 않습니다.

* 대원회에서는 쓸모없는 신도에게 일정한 기간을 주고 그동안 전도해야할 인원수를 정해줍니다. 그 수는 보통 터무니없으며 만약 기간 내에 할당량을 채우지 못한다면 해당 신도는 인간 캡슐의 재료로 처분됩니다. 박경민은 현재 전도기간 마감일이 임박해있는 상황이므로 어떻게 해서든 탐사자 일행을 끌어들이기 위해 혈안이 된 상태입니다.

식사를 하면서 탐사자는 박경민과 이런저런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박경민에게 안부나 최근 근황을 묻는다면 아주 좋다고, 저번에 시작한 스터디 그룹 활동도 보람차고 재미있다고 말합니다. 구체적인 활동 내용을 묻는다면 성경에 대한 해석 강의도 들으러 다니고 교회에 나가서 예배도 드린다고 대답하며 탐사자에게도 관심이 있다면 함께 할 것을 권유해옵니다. 거절하면 아쉽다는 듯한 반응을 보입니다. 박경민은 사교성이 좋은 성격으로 대원회에 대한 안 좋은 말을 듣는 것만 아니라면 탐사자의 말에 친절하게 대답해줄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그가 대원회에 대해 좋지 않은 말을 듣는다면 답지 않게 정색하면서 탐사자의 말허리를 자를 것입니다. 그래도 화를 내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박경민에게는 탐사자를 대원 생활건강샵에 데려가 대원회에 조금씩 물들인 뒤 새로운 신도로 만들겠다는 목표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능> 판정을 하면 탐사자는 박경민이 못 본 사이 꽤 변한 것 같다고 생각하며 그에게서 위화감을 느낍니다.

식사가 끝나고 나서 탐사자가 티켓을 받았든 거부했든, 박경민은 탐사자에게 생활건강샵에 같이 가자며 한 시간만 시간을 내어달라고 부탁합니다. 탐사자가 티켓을 받았다면 이왕 이렇게 된 거 이참에 바로 한 번 가보자고 하고, 티켓을 받지 않았다면 너도 한 번 가보면 마음이 달라질 거라는 식으로 탐사자를 설득해옵니다. 탐사자는 어떻게 할 건가요? 탐사자가 내키지 않는 반응을 보인다면 박경민은 굉장히 집요하고 끈질기게 한 번만 같이 가달라고 조릅니다. 만약 박경민을 뿌리치고 생활건강샵에 방문하는 것을 강경히 거부하는 탐사자가 있다면, 그 탐사자는 그대로 집으로 돌아가도 됩니다. 이 경우 [4] 귀가로 바로 넘어가주세요.

 

[3] 대원 생활건강샵

탐사자는 박경민을 따라 식당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건물 내부는 엘리베이터 한 대가 있고 바로 오른쪽에 비상계단이 있는 일자형 구조입니다. 1층의 비상계단 문은 닫혀 있습니다. 엘리베이터에 탑승하고 나면, 박경민은 그 중에서 맨위층 버튼을 누릅니다. 버튼은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있습니다.

만약 호기심에라도 다른 층 버튼을 누르려는 탐사자가 있다면 그 탐사자에게 박경민이 뭐하는 거냐며 타박을 주지만, 그럼에도 굳이 다른 층 버튼을 누르는 것을 강행하려는 탐사자가 있다면 박경민이 누른 5층을 제외한 다른 층에는 버튼에 불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엘리베이터 내부에는 거울이 양쪽에 마주보는 형태로 붙어있으며, 거울을 바라보면 거울 안에 반대쪽 거울이 비치고 그 안에 또 반대쪽 거울이 비치는 무한한 광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관찰> 판정이 가능합니다.

* 엘리베이터는 맨위층 이외의 층을 눌러도 버튼에 불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오로지 맨위층으로만 갈 수 있습니다. 이 건물은 대원회 소유의 건물이며 나머지 2, 3, 4층은 갈 수 없습니다.

성공 시 탐사자는 거울 안에서 무언가 위화감이 느껴지는 것을 발견합니다. 무한히 반복되는 거울과 그곳에 비치는 탐사자, 그리고 박경민. 그런데 거울 안의 저 멀리 열세 번째 거울에 비치는 박경민의 모습이 조금 이상합니다. 진짜 박경민은 저렇게 퀭하게 뻥 뚫린 눈을 가지고 있지도, 괴로운 듯이 입을 벌리고 있지도 않은데 말이죠. 그리고 그 순간, 탐사자는 박경민의 모습을 한 거울 속의 무언가와 눈이 마주칩니다. 말도 안 되는 현상을 목격한 탐사자는 <이성> 판정 (1/1d3).

* 박경민은 인간 캡슐을 먹고 현재 약에 중독된 상태입니다. 약에 세뇌된 사람은 점점 거울 속의 모습처럼 수척하게 말라가며 끝내 정신을 완전히 지배당해 스스로 약의 재료가 되기 위해서 제 발로 약을 만드는 공장으로 향하게 됩니다. 그는 현재 강력한 재료 후보입니다.

박경민에게 방금 거울 속에서 목격한 정체불명의 무언가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어도 박경민은 별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넘깁니다. 애초에 탐사자의 말을 믿지 않는 눈치입니다. 탐사자가 계속해서 위화감을 호소한다면 박경민은 어젯밤에 괴담이라도 보고 잤냐며 탐사자를 놀립니다.

이윽고 엘리베이터가 5층에 도착하고 문이 열리면, 흰 셔츠에 검은 베스트를 입은 점원이 웃으며 탐사자 일행을 반겨줍니다. 점원은 탐사자에게 회원가입용 티켓을 요구합니다. 탐사자가 아까 식당에서 티켓을 받았다면 티켓을 건네주면 됩니다. 받지 않았다면 탐사자 대신 박경민이 탐사자 몫의 티켓을 점원에게 전달합니다. 티켓을 받아든 직원은 회원용 서류 작성을 해주셔야 가입이 완료된다며 종이와 펜을 꺼내 그곳에 이름과 전화번호 같은 간단한 인적사항을 적어줄 것을 요구합니다. 거부한다면 점원은 그래도 회원 등록은 해두어야 하니 이름만이라도 말씀해주시면 저희 측에서 알아서 처리해드리겠다고 말합니다. 등록이 완료되면 본격적으로 가게 내부를 둘러볼 수 있게 됩니다.

또한 탐사자는 언제든지 스마트폰을 통하여 사전에 정보를 습득할 수 있습니다. [1] 진상대원회에 대하여 제공가능한 정보를 참고해주세요.

가게 내부에는 다양한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으며 코너 별로 상품들을 깔끔하게 분류해놨습니다. 코너는 건강기능식품, 전자제품, 생활용품, 뷰티&코스메틱 코너로 나뉘어져 있으며 엘리베이터 오른쪽에는 ‘관리자 외 출입금지’라고 쓰여진 철문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엘리베이터 왼쪽 벽면에는 비상시 탈출 안내도가 붙어 있습니다. 살펴볼 수 있는 곳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건강기능식품 코너 건강기능식품들이 진열되어 있는 코너입니다. 홍삼즙, 인삼캡슐, 클로렐라, 종합비타민, 오메가3, 프로폴리스 등 다양한 제품들이 있습니다. HOT! 이라고 적힌 스티커가 붙어 있는 ‘대원 영양보충제’라고 쓰여진 약병도 보입니다. 만약 성분표를 확인하려고 하는 탐사자가 있다면 탐사자는 아연, 마그네슘 등 무기질 및 각종 비타민 성분과 메스가 포함되어 있다고 쓰여진 글씨를 읽을 수 있습니다. <의료>, <과학>, <화학>, <약학> 판정을 해서 성공한다면 메스는 메스암페타민의 줄임말이라는 관련 지식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메스암페타민은 의존도와 중독성이 매우 높은 마약의 일종입니다. 이 사실을 직원에게 묻는다면 해당 제품에 들어간 메스라는 성분은 메틸페니데이트라고 하는 이름이 유사한 다른 성분이며, 향정신성합법의약품이기 때문에 정부의 허가를 받은 안전한 제품이라고 말합니다. 직원은 의학 전공이 아니기 때문에 이 이상을 묻는다면 잘 대답하지 못하며 이후로 본사에 문의해보겠다는 대답만 합니다. 탐사자가 제품들에 조금이라도 흥미를 보인다 싶으면 직원이 다가와 제품의 효능에 대하여 설명해줍니다. 직원의 말은 대체로 “이 제품은 식약청에서 무려 2등급에 해당하는 효과가 있다고 인증해준 제품인데 임상실험 결과에서도 그 뛰어난 효능을 입증했으며 암세포의 사멸을 돕는, 시판 중인 물건들 중에서도 항암 효과가 가장 뛰어난 제품입니다.” 같은, 지극히 유사과학적이고 다단계스러운 내용뿐입니다. 가격은 손바닥만한 약병 하나에 10만원을 호가합니다. 구매하려면 오로지 현금 결제만 가능하므로 <재력> 판정.

전자제품 코너 다양한 전자기기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가습기, 공기청정기, 전자레인지, 정수기 따위가 눈에 들어옵니다. 제품들을 구경하고 있다보면 직원이 다가와 설명을 늘어 놓습니다. 대체로 “저희는 저희가 까다롭게 심사한 믿을 수 있는 제품들만을 엄선해서 들여 놓기 때문에 제품의 질은 보증할 수 있습니다. 이 공기청정기만 해도 섬세한 섬유 조직으로 제작한 필터가 무려 다섯 겹이나 있어서 초미세먼지까지 완벽하게 필터링할 수 있는 제품이고 전자레인지는 특수가공처리를 해놔서 전자파에 노출될 걱정도 없답니다.” 같은 유사과학적이고 다단계스러운 내용입니다. 모든 제품은 거의 100만원에 육박하거나 아니면 그 이상의 가격입니다. 전자제품들의 경우는 카드 결제도 가능하며, 구매하려면 <재력> 어려움 판정에 성공해야 합니다. 수중의 돈이 모자라면 구매할 수 없습니다.

생활용품 코너 치약, 칫솔, 세제, 비누, 색깔이 있는 유리컵 등과 같은 일상에서 사용하는 생활용품들을 판매하는 코너입니다. 직원은 역시 “이 유리컵은 천연 색소를 가공하여 염색에 사용한 제품으로 물을 담은 채 햇빛을 쬐여주면 물의 분자 구조가 육각형으로 변하여 몸에 좋은 보석수를 집에서 직접 만들어 섭취할 수 있습니다.” 처럼 유사과학적인 설명을 늘어놓습니다. 물건들은 치약 하나 당 5,000원 정도의 가격이 매겨져 있으며 물건 대비 가성비가 썩 훌륭하지는 않습니다.

뷰티&코스메틱 코너 화장품과 향수같은 미용 제품을 판매하는 코너입니다. 이 코너 근처에 다가가면 달콤한 향기가 납니다. 향수와 관련된 직업에 종사하는 탐사자나 냄새에 민감한 탐사자가 <예술/공예(조향)> 기능에 성공하면 청량하고 달짝지근한 향이 나는 시트러스 계열 향수의 향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잔향은 어쩐지 한 번도 맡아본 적 없는 톡 쏘는 느낌의 독특한 노트입니다. 향기를 자세하게 맡으면 강제 <정신력> 판정. 성공하면 달콤한 향기 덕분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판정에 실패하면 탐사자는 물건을 충동구매하고 싶은 기분에 휩싸입니다. <재력> 수치가 50 미만인 탐사자는 자신의 평소 생활비 이상으로 이곳에 있는 물건들을 충동적으로 다량 구매하게 되며 1d3만큼의 재력 수치를 잃습니다.

* 톡 쏘는 향기의 정체는 지배의 혈청이 소량 섞인 향수의 향입니다. 향을 맡은 인간의 기분을 들뜨게 하여 자기도 모르게 물건들이 사고 싶어지게 되게끔 만들어져 있습니다. 아주 미미한 양이기 때문에 정신력이 강한 탐사자는 저항할 수 있습니다.

엘리베이터 옆 벽면에 걸린 비상 안내도 건물의 층마다 존재하는, 비상탈출구의 위치가 표시된 안내도입니다. <관찰>, <지능> 판정을 해서 성공 시, 안내도에 그려진 지도에 따르면 비상 계단으로 통하는 방화문이 있어야 할 위치에 ‘관리자 외 출입금지’라고 명시된 문이 대신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직원에게 물어봐도 그곳은 원래부터 그런 구조였다고 대답할 뿐입니다.

관리자용 창고 ‘관리자 외 출입금지’라고 적혀 있는 팻말이 달린 단단한 철문이며 잠겨 있어서 열리지 않습니다. <열쇠공> 판정 등을 통해 문을 열려고 시도한다면 직원이 다가와 그곳은 관계자가 아니면 들어갈 수 없다고 말하며 문을 열지 못하게 합니다. 만약 탐사자가 막무가내로 들어가려 한다면, 직원은 정색하며 그 즉시 경찰에게 연락하여 이 진상 고객을 건물 밖으로 내쫓을 것입니다. 직원은 관리자용 창고 문 바로 맞은 편에서 문을 바로 쳐다보는 위치에 있으므로 <은밀행동>, <열쇠공> 등의 기능을 사용하기도 전에 탐사자가 직원의 시야에 들어오게 되므로 해당 기능치는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탐사자가 기상천외한 방식을 동원하여 어떻게 해서든 창고에 진입하는 데 성공한다면 탐사자는 엘리베이터로는 갈 수 없었던 2, 3, 4층을 비상계단을 통해 내려갈 수 있게 되며 어두운 내부에 빽빽하게 들어찬 정체를 알 수 없는 상자더미들을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상자 안에는 화약이 잔뜩 들어있으며, 이후 탐사자는 곧바로 지하로 이어지는 비상계단을 통하여 [9] 캡슐공장으로 내려갈 수 있게 됩니다.

* 비상 안내도에 나와있는 대로 비상계단의 입구가 맞습니다. 사람이 함부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방화문에 관리자 외 출입금지를 써 붙여놓았을 뿐입니다. 비상계단은 2, 3, 4층과 지하로 연결됩니다.

제품을 구매했든 하지 않았든, 탐사자가 슬슬 돌아갈 채비를 한다면 직원은 탐사자의 이름과 일련번호가 적혀 있는 ‘대원 생활건강샵 회원증’과 함께 첫 방문 기념 서비스라며 대원 영양보충제라고 적힌 약병 5개 세트를 탐사자에게 건네줍니다. 만약 약병을 개봉하여 약을 먹는 탐사자가 있다면, <정신력> 판정. 실패한 탐사자는 1d5만큼 정신력 수치를 깎습니다.

판정에 성공하면 약의 마력에 저항하게 되지만 실패한다면 탐사자는 이 약을 더 먹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에 휩싸이게 되며 그 자리에서 깎인 정신력 수치만큼 약을 더 섭취하게 됩니다. 수치가 1 감소했다면 한 알을, 5만큼 감소했다면 다섯 알을 모조리 먹어버립니다. 약의 마력에 저항하지 못한 탐사자는 이제 세션 시간 30분 간격으로 금단증상을 호소하며 약을 찾게 됩니다. 증상이 발생할 때마다 <정신력> 판정을 하며, 한 번이라도 판정에 성공하면 세뇌에서 풀리게 됩니다. 실패할 때마다 1d5만큼 정신력을 깎습니다. 정신력이 20 이하의 수치가 된다면 탐사자는 약에 완전히 세뇌되어 제 발로 약의 재료가 되기 위하여 공장으로 향하게 됩니다. 이후 세뇌된 탐사자가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아마 End 2에서 보이는, 탐사자를 짓뭉개기 바로 직전의 프레스기일 겁니다.

* 대원 생활건강샵은 대원회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표면 상으로는 합법적인 다단계 기업입니다. 대원회는 건강 등의 문제로 신도로 귀의한 사람들의 비율이 높다보니 그러한 신도들에게 이곳에서 건강제품을 사도록 강매시켜서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이곳에 방문하는 사람들을 약을 이용해 중독시켜 천천히 새로운 신도로 끌어들입니다.

 

[4] 귀가

탐사자는 박경민과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헤어집니다. 이제 집으로 귀가할 수 있습니다. 다른 할 일이 있는 탐사자라면 곧바로 집으로 향하지 않고 롤플을 즐기다 귀가해도 됩니다. 내일 아침 식사 재료를 사러 마트에 들렀다 갈 수도 있겠군요.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면 현재 시간은 대략 슬슬 해가 질 무렵입니다. 그렇게 탐사자가 집으로 가려고 하던 바로 그 순간, 뒤에서 어떠한 소리가 들립니다. 무슨 소리인지 판별하려면 <듣기> 판정.

성공 시 뒤에서 들려오던 소리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의 구두굽 소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누군가 귀가하는 내내 탐사자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따라오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려움 이상 성공 시 탐사자는 발소리가 한 명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챕니다. 판정에 실패했다면 탐사자는 묘하게 신경을 거스르는 소리의 정체를 깨닫지 못한 채 집에 도착하게 됩니다. 발소리는 탐사자가 걸으면 따라 걷고, 멈춰서면 같이 멈춥니다. 탐사자가 여러 명이라면 이 시점에서 다같이 모여서 한 명의 집에서 자고 가기로 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입니다. 혼자 있는 것보다 그 편이 더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겠죠.

탐사자가 발걸음을 돌려 구두굽 소리의 주인을 찾으려고 하거나 경찰에 연락하려 한다면 발소리의 주인은 탐사자의 기색을 눈치챘는지 미처 얼굴을 보기도 전에 홀연히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립니다. 탐사자가 소리를 무시하고 가기로 했다면, 정체를 알 수 없는 발소리가 귀가하는 내내 탐사자의 주변을 맴돕니다.

* 발소리의 정체는 대원회의 신도들입니다. 조만간 자신들의 일원이 되거나, 아니면 인간 캡슐의 재료가 될 예정인 탐사자들을 확인하기 위해 왔습니다. 대원 생활건강샵에서 회원 등록을 한 탐사자라면 이미 탐사자의 인적 정보가 신도들의 손에 넘어간 상태입니다. 가게에 방문하지 않고 식사를 끝내자마자 박경민과 헤어진 탐사자의 인적 사항 역시 일부가 세뇌된 박경민에 의해 대원회에 넘어간 상황입니다.

탐사자가 집의 위치를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일부러 길을 빙빙 돌아서 간다면 그동안은 발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탐사자가 집 근처에 가까워질 때 즈음에 다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탐사자가 집이 아니라 호텔, 친구나 다른 탐사자의 집처럼 다른 곳에 머무르기로 한다면 그곳을 배경으로 아래의 장면을 진행합니다.

수상한 소리는 탐사자가 무사히 집 현관 앞에 도착하면 사라집니다. 이때 탐사자의 집은 고층다인복합주택(아파트, 오피스텔)인가요, 단독주택인가요? 탐사자가 거주하는 곳에 따라 아래와 같이 진행해주세요. 어느 쪽이든 이 상황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닙니다. 탐사자가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아파트 탐사자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거나, 그냥 계단을 통해 집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는 경우, 웬 검은 마스크를 끼고 어두운 색의 모자를 푹 눌러 쓴 사람 두 명이 엘리베이터에 같이 탑승합니다. <관찰> 판정을 해보면 탐사자는 두 사람이 탐사자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두 사람은 탐사자가 버튼을 누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탐사자가 누른 층의 바로 아래층 버튼을 누릅니다. 탐사자가 버튼을 누르지 않고 기다리거나 몇 층을 가냐고 묻는다면 두 사람은 대답하지 않고 중간에 아무 층이나 눌러서 내립니다. 이윽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탐사자가 도어락이나 집 열쇠로 잠금을 풀고 집에 들어간 뒤 현관문을 닫을 때, 문이 닫히는 그 순간 탐사자는 누군가의 인기척 소리와 함께 아래층 계단으로 누군가 내려가는 듯한 발소리를 듣습니다. 아까 들은 자신을 뒤따라오던 그 소리와 똑같습니다. 누군가가 여태껏 바로 아래층에서 탐사자가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위협적인 두려움에 탐사자는 <이성> 판정. (0/1) 계단으로 가는 경우, 탐사자는 계단의 창문 밖으로 누군가의 인기척을 느낍니다. 탐사자가 창문 밖을 내다보면, 가로등 불빛 반대편 어둠 속에서 어두운 색의 모자를 눌러 쓰고 검은 마스크를 착용한 두 명의 사람이 서 있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관찰>을 통해 누군지 전혀 정체를 알 수 없는 두 명의 사람이 탐사자를 지켜보고 있으며, 두 사람이 탐사자가 현재 서 있는 층수를 손으로 세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영문을 알 수 없는 현실적인 공포와 맞닥뜨린 탐사자는 <이성> 판정. (0/1)

단독주택 탐사자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1층 발코니 근처에서 인기척을 느낍니다. 인기척을 느낀 탐사자가 기척이 느껴지는 근원을 찾아 가까이 다가보면, 탐사자는 1층 창문의 빈틈 사이로 어두운 색의 모자를 깊게 눌러 쓰고 검은 마스크를 낀 두 명의 사람이 얼굴을 들이대고 집 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예상치 못한 소름 끼치는 장면에 <이성> 판정. (0/1) 두 사람은 탐사자를 보자마자 곧장 도망갑니다.

호텔(모텔), PC방 호텔(모텔)의 경우는 체크인이나 체크아웃을 하기 위해 로비에 내려온 사람들 몇 명이 보입니다. PC방의 경우 사람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게임을 하거나 주문한 음식을 먹는 등 탐사자에게 신경쓰는 기색은 보이지 않습니다. 탐사자가 방을 잡거나 자리에 앉는 등 특정한 행동을 취하면 탐사자는 주변에서 누군가의 시선을 느낍니다. 시선을 찾아 주위를 <관찰>해보면 탐사자는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탐사자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는 두 명의 사람을 발견합니다. 탐사자가 움직이면 그들의 시선도 탐사자를 따라 움직입니다. 탐사자가 자리를 벗어나려고 한다면 두 사람도 일어나 탐사자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따라오려 합니다. 탐사자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두 사람에게 화를 내는 등의 행동을 취한다면 두 사람은 탐사자를 쫓아오다 말고 도망갑니다. 누군가 여태까지 자신을 미행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탐사자는 <이성> 판정. (0/1)

* 이 두 사람은 탐사자를 내내 뒤따라오던 신도들입니다.

겁에 질린 탐사자가 경찰에 신고한다면, 경찰은 직접적인 피해가 없었다면 함부로 인력을 파견할 수 없다는 식으로 무책임한 대답을 합니다. 경찰은 대원회와 관련된 일에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으므로 그 외의 사건들에는 조금 소홀하게 대응하는 편입니다. 이때 <법률> 기능을 이용해 경찰에게 법적인 근거를 들어 항의하거나, <설득>, <대인기능>을 통해 경찰의 동의를 얻어낸다면 마지못해서 경찰은 오늘밤 근처에서 순찰을 돌아주겠다고 말합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에게서 다시 연락이 오는데, 인근의 순찰을 돌아봤지만 수상한 사람도 없었고 관련된 목격자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대답만이 돌아옵니다.

이후 경찰의 대응은 시나리오의 엔딩이 나기 전까지 동일합니다. 탐사자의 다급한 신고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상당히 무책임하고 귀찮아하는 기색이 역력하여 믿음직하다기보다는 꺼림칙한 느낌을 줍니다. 수호자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지금 상황에서 경찰에게 의지해봤자 별 도움이 안 될 거라는 걸 암시해주도록 합시다.

크툴루의 부름에서 경찰이라는 것은 본래 믿을 만한 존재가 못 됩니다. 설사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도 인간의 인지능력을 아득히 초월하는 초자연적이고 우주적인 존재들 앞에서 경찰은 별로 도움이 안 되니 탐사자의 신고에 성실하게 대응해준 초짜 경찰을 본보기로 실종시켜버리는 것도 탐사자가 경찰에 의지하지 않게 만드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수호자는 탐사자가 경찰에 의지하기보다는 최대한 탐사자 스스로가 사건에 발벗고 뛰어들 수 있을 만한 동기를 심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5] 한밤중

그렇게 탐사자가 오늘 겪은 기묘한 체험들로부터 미처 다 헤어 나오기도 전에, 집 밖에서 무언가 시끄러운 소리가 들립니다. 현재 시각은 자정이 되기 전까지 30분 가량이 남은 늦은 시간입니다. <듣기> 판정을 하면 지금 들려오는 소리는 누군가 언성을 높여 한껏 화를 내는 목소리라는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시간에 대체 무엇일까요? 탐사자는 밖으로 나가서 주변을 살펴 보겠다고 선언하거나, 인터폰을 통해 밖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 탐사자가 여러 명이고 모두가 따로 각자의 집에 있는 상황이라면, 탐사자 각자가 모두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되거나 혹은 <행운> 판정을 통해 실패한 탐사자만 이 장면을 진행하고 카카오톡과 같은 단체 메신저나 영상통화 등을 통해 다른 탐사자들과 이 상황을 공유했다는 식으로 처리해주세요.

밖을 내다 보면 이웃 주민이 처음 보는 남성 한 명과 말다툼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남자는 이 동네에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얼굴입니다. 이웃 주민은 남자에게 “아, 그러니까 종교 같은 거에 관심 없다니까 그러네! 하늘님인지 구름님인지 댁이나 실컷 믿으라고요!” 라는 느낌으로 마구 짜증을 퍼붓습니다. 남자는 그런 신경질적인 대응에도 불구하고 전혀 비켜 설 기색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웃 주민은 그러한 남자의 태도에 기가 질린 듯한 표정입니다.

탐사자가 밖으로 나와있는 상태라면 탐사자는 그 남자와 눈이 마주칩니다. 인터폰을 통해 밖을 내다보던 상황이라면 초인종 근처의 카메라에 불이 들어와있다는 사실을 남자가 발견하고 탐사자의 존재를 눈치채게 됩니다. 남자는 탐사자를 인식하자마자 비척대는 발걸음으로 탐사자 쪽을 향해 다가옵니다. 탐사자가 인터폰을 통해 밖을 보고 있던 상황이라면 남자는 초인종을 마구 눌러댑니다. 남성의 얼굴은 퀭하고 수척하며 동공이 풀려 멍한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치 오늘 오후, 엘리베이터 거울 속에서 보았던 박경민의 모습처럼요.

* 그는 대원회의 신도이며 전도 인원수를 기간 내에 채우지 못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오늘이 마지막 기회였던 모양이군요. 그는 마지막까지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전도를 성공하여 신도를 늘리기 위해 탐사자에게 악착같이 매달릴 것입니다.

남자는 탐사자를 향해서 쇠를 긁어 내리는 듯한 쉰 목소리로 외칩니다. 말은 두서없고 횡설수설하며 어딘지 절박하게까지 보입니다. 심지어 탐사자가 집 안에 있다면 숫제 문을 위협적으로 쾅쾅 두드려대기까지 합니다. 상대해봤자 좋은 꼴은 못 볼 것 같습니다. 선생님, 좋은 말씀 좀 듣고 가세요. 하늘님에 대해서 아십니까? 하늘님이요. 그 분은 인간의 모든 고통을 없애주시고 우리를 낙원으로 이끌어주실 분입니다. 선생님, 하늘님 믿으셔야 해요. 네? 선생님!”

탐사자가 남자의 말을 경청하려고 한다든가, 남자의 전도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면 남자는 눈을 희번뜩하게 빛내며 탐사자에게 지금 당장 자신과 좋은 말씀을 들으러 가야 한다면서 탐사자를 강제로 어디론가 끌고 가려고 합니다. 이 경우 <근력> 판정 등을 통해 뿌리칠 수 있습니다. 탐사자가 문을 닫고 들어가 버리거나 거부한다면 남자는 별안간 꽥꽥 소리를 지르고 날뛰며 욕설을 고래고래 내뱉습니다. 남자는 현관문을 주먹으로 쾅쾅 두들기고 발로 차며 눈에 뵈는 게 없는지 마구 날뛰다가 갑자기 흐느끼며 오열하기 시작합니다. 웅얼대듯 불명확한 발음이라 정확하지는 않지만 “죽고 싶지 않아”,살려줘” 라고 중얼대는 것 같아 보입니다.

탐사자가 곧바로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신도는 괴성을 지르며 탐사자에게 달려듭니다. 전투가 가능하지만 직접적인 폭력을 가하면 경찰서에서 쌍방폭행으로 끌려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제압하는 선에서 그치거나 이 상황을 회피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긴 하지만 탐사자의 성향에 따라 같이 주먹다짐을 하는 것도 굳이 말릴 필요는 없습니다. 쌍방폭행으로 경찰서에 입건되면 경찰은 탐사자에게 좋게 좋게 합의하시라고 권합니다.

만약 신도를 죽이게 되었다면 이후로는 탐사자가 무얼 해도 End 3입니다.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라는 사실을 상기시켜 줍시다.

신도의 스탯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정신이 아닌 신도

근력 65 / 건강 50 / 크기 70 / 민첩 60 / 지능 50 / 정신력 5 / 회피 30 / 체력 11 / 근접전(격투) 40

약에 중독된 신도입니다. 불안해보이는 표정으로 겁에 질린듯 날뛰며 폭력적인 성향을 띕니다.

탐사자를 억지로라도 대원회의 신도로 끌어들이기 위하여 이성을 잃고 공격해옵니다.

그리고 오전 12시, 즉 자정이 되고 날짜가 바뀌게 되면 전투는 강제 종료됩니다. 이 부분은 수호자 분이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타이밍에 끊어주세요. 라디오나 틀어놓고 나온 TV, 핸드폰의 알람따위로 지금 막 자정이 되었다는 사실을 탐사자에게 간접적으로 알려줄 수 있습니다. 자정이 되자마자 갑자기 남자는 날뛰던 것을 멈추더니 퀭한 눈을 멍하게 뜨고 입을 헤 벌린 채 허공을 멍하니 쳐다봅니다. 남자는 한참 동안을 그렇게 서있다가 누군가에게 조종당하는 것 마냥 곧 발을 질질 끌며 어디론가 홀연히 사라집니다.

 

[5-1] 인터넷 사용

이후 탐사자는 무엇을 하나요? 재수가 없었으려니, 하고 바로 잠을 자러 들어갈 수도 있고 호기심에 <자료조사> 기능을 이용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처럼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전자기기를 활용하여 남자가 말한 ‘하늘님’에 대해서 검색해볼 수도 있습니다. 꼭 지금이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탐사자는 인터넷을 사용하겠다고 선언할 수 있습니다.

판정에 성공한다면 인터넷 검색창에서 ‘진리의 성읍, 대원진리장생회’라는 제목의 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이트에 접속하면 입력칸만 덩그러니 띄워져 있는 텅 빈 창이 나타납니다. 입력칸 위에는 ‘신분 증명을 위한 일련번호를 입력해주세요.’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전에 대원 생활건강샵에 방문하여 회원증을 발급받은 탐사자라면 회원증에 쓰여진 일련번호를 입력할 수 있습니다. 탐사자가 기억하지 못한다면 <지능> 판정 등을 통해 떠올릴 수 있게 해줍시다.

번호를 입력하고 나면 새로운 사이트가 띄워집니다. 사이트 대문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습니다.

[ < 성 명 서>

최근 머리가 아프거나 속이 메스껍지는 않으신가요? 아니면 악몽을 자주 꿔서 잠이 부족하지는 않으신가요?

그런 당신을 위한 최고의 해결책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대원진리장생회(이하 대원회)는 모든 교인들을 고통으로부터 구원하기 위해 대언의 사자, 교주 방태식께서 하늘님의 계시를 받고 창조한 교단입니다. 그 분은 하늘님께 직접 은총을 받은 영예로운 분이십니다.

대원회는 하늘님께 받은 계시를 통해 성경의 예언과 그 성취에 통달하였고 그 공도와 말씀을 몸소 실천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원회에서는 주기적으로 기도와 공물을 바치는 의식을 통해 하늘님과 직접 교감하고 있습니다.

병이나 부상으로 고통받는 자들, 심적으로 지쳐있는 어린 양들, 우리 모두는 죄인이며 고통받는 자들입니다.

다만, 힘들고 괴로울지라도 하늘님께 귀의하여 믿음을 가진 우리 대원회의 새로운 형제자매로 거듭나게 된다면 구원을 약속받을 수 있게 됩니다.

믿음을 가지세요. 신약의 계시를 믿으세요. 하늘님께 기도하고 그 몸과 영혼을 신께 바치세요.

자비로우신 그 분은 신앙을 가진 자와 자신의 모든 것을 신께 바치는 이에게 수많은 세상의 진리와 구원을 약속해주십니다.]

그 외에도 사이트에는 성경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문장들이 여럿 실려 있고 교주인 방태식이라는 사람에 대한 온갖 찬양이 가득합니다. 신학에 지식이 있는 탐사자라면 <인류학>이나 신학과 관련된 다른 유사한 기능들을 통해 사이트에 실려있는 성경의 해석이 얼핏 보았을 때는 그럴듯해보이나 사랑과 자비 대신 자꾸 헌금과 공물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실제 성경의 교리와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어려움 이상 성공 시 이곳에서 섬기는 하늘님이라는 존재는 기존의 종교들에서 말하는 신과는 다르게 상당히 이질적으로 표현되어 있으며 굉장히 불경한 기분이 든다는 꺼림칙한 느낌을 받습니다. '자비로우신 그 분은 어두컴컴한 동굴과 유적 속에서 언제나 우리를 굽어 살피시며 자신을 숭배하는 자에게는 아낌없는 은혜를 베풀어주시니……'

* 차토구아를 현대적 종교관에 억지로 끼워맞추어 설명한 결과입니다.

컴퓨터 관련 지식이 해박하거나 관련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탐사자, 해킹이 가능한 탐사자는 <컴퓨터 사용> 등의 기능 판정을 통해 해당 사이트의 도메인 주소가 검색 엔진에 걸리지 않도록 특수 제작된 딥 웹의 일종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접속 전, 일련번호를 요구한 것도 이러한 이유때문인 것 같습니다.

<자료조사> 판정에 실패한다면 검색창에서 ‘대원회의 진실을 폭로한다’, ‘대원회의 모든 것’과 같은 제목의 블로그 게시물들을 발견할 수는 있으나 글을 읽어보기 위해 링크를 누른다면 이미 삭제된 게시물이라는 문구만 뜹니다.

* 대원회의 신도들이 관련 게시물들을 신고하여 글을 내렸습니다.

경찰서에 신고하여 대원회에 대한 언급을 한다면 경찰 측에서는 태도를 바꾸어 즉시 인력을 투입할 테니 그 사람이 붙잡히는 대로 다시 연락을 드리겠다고 대답합니다. 현재 경찰은 사이비 종교 모자 살인 사건 이후로 대원회에 관련된 사건들에는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만약 탐사자가 대원회에 대한 정보를 경찰에게서 얻으려고 한다면 위의 대원회에 대하여 제공 가능한 정보를 참고하여 대응해주세요. 탐사자에게 적당한 법률적 지식이 있다면 신변 보호 수속 절차를 밟는 것 역시 가능합니다. 크툴루의 부름 룰 특성상 별로 소용은 없겠지만요.

 

[6] 2일차

다사다난한 하루가 지났습니다. 탐사자는 밤 사이 잠을 잤나요, 아니면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나요? 어느 쪽이든 해가 뜨고 나면, 핸드폰이 울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지금 시간은 오전 7시가 조금 넘은 이른 아침입니다.

탐사자가 핸드폰을 확인하면 박경민으로부터의 메세지가 와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급하게 할 말이 있는데 전화나 문자로는 곤란하고 자신의 자취방으로 와주지 않겠냐는 내용의 문자입니다. 너랑도 관련되어 있는,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요. 탐사자가 박경민의 집 주소를 알 만큼 친밀한 사이가 아니라면 문자에 집 주소가 같이 적혀 있습니다.

탐사자가 박경민의 부름에 응답할 마땅한 동기가 없다면 수호자의 재량껏 어젯밤 탐사자가 겪었던 소름 끼치는 경험들에 대해 박경민이 무언가 알고 있고, 이에 대해 말해줄 게 있다는 식으로 추가 동기를 부여해줘도 괜찮습니다. 당장 박경민을 찾아가서 이야기를 듣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의미심장한 분위기를 연출해주도록 합시다. 문자는 꽤 다급하게 쓴 것인지 메세지의 오탈자가 눈에 거슬립니다.

* 박경민의 전도 기간 마감일이 임박했습니다. 박경민은 어떻게 해서든 전도를 성공하기 위해 탐사자들과 헤어지고 난 이후에도 분주하게 노력하였으나 결국 터무니없는 인원수를 채우지는 못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탐사자를 끌어 들이기 위해 연락을 넣으려던 순간, 안타깝게도 시간이 다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현재 박경민은 약에 걸려 있는 주술의 효과대로 약의 재료로써 처분되기 위하여 공장으로 향했습니다.

탐사자는 자가용이나 대중교통, 혹은 도보를 통해 박경민의 자취방에 갈 수 있습니다. 문자에 응하지 않고 박경민을 찾아가지 않기로 한다면 End 4 입니다.

박경민의 자취방은 대학생들이 많이들 거주하는 원룸입니다. 초인종을 눌러도 안에서 반응이 없습니다. 몇번이나 더 눌러봐도 마찬가지입니다. 박경민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거나 문자, 카톡을 보내봐도 답장은 없습니다. 현관문 문고리를 잡고 돌려본다면 어째서인지 그냥 열립니다.

박경민의 자취방 안으로 들어가보면 안은 온통 난장판이 되어 있습니다. 내부는 침실 겸 거실로 사용하는 방 하나에 화장실 하나가 딸려있는 구조입니다.

거실 방에는 온갖 물건들이 박살나 있거나 널부러져 있습니다. 낡은 성경 한 권과 작은 크기의 수첩, 전공 책들이 찢기고 구겨진 채 바닥을 나뒹굴고 있고 책상 의자는 다리 한짝이 너덜너덜해진 채 넘어져 있습니다. 바닥에는 흙으로 된 신발자국들이 가득 찍혀 있습니다. 현관 앞에는 검은 캔버스화 한짝과 핸드폰이 떨궈져 있습니다. 발자국을 보고 <관찰> 판정 성공 시 캔버스화가 흙으로 엉망이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캔버스화는 어제 박경민이 신고 나왔던 바로 그 신발입니다. <수사과학> 판정을 하거나 <관찰> 판정을 해서 캔버스화와 발자국을 대조해볼 시 현관 앞에 널부러져 있는 검은 캔버스화와 발자국의 크기가 동일하며 신발 밑창의 무늬도 똑같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핸드폰 기종은 아이폰 종류입니다. 떨어트린 적이 있는지 화면 모서리 한쪽에 자잘한 금이 있습니다. 고장나지는 않은 모양인지 화면은 제대로 켜집니다. 화면을 켜자마자 보이는 것은 탐사자와의 메세지 대화창입니다. 오늘 아침, 박경민이 탐사자에게 보낸 문자가 마지막 문자입니다. 그 밖의 연락 기록들을 살펴보면 주고받은 내용들은 죄다 대원회와 관련된 것들입니다. 핸드폰의 배경화면은 박경민과 병원복을 입은 파리한 인상의 빼빼 마른 중년 여성이 함께 활짝 웃으며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 아래에는 '사랑하는 우리엄마♥'라는 문구가 함께 적혀 있습니다. 탐사자가 핸드폰을 얼추 확인하고 나면 핸드폰에는 ‘배터리가 부족하여 전원이 꺼집니다’라는 창이 뜨고 동시에 화면이 꺼집니다.

* 배경화면의 사진은 그의 어머니가 혼수 상태에 빠지기 전 박경민과 함께 찍은 것입니다.

성경 성경을 주워서 펼쳐 보면 맨 앞장에는 ‘스터디용’이라는 글씨가 큼지막하게 매직으로 적혀 있으며 책 안쪽은 자주 읽었는지 종이 한 장 한 장이 전부 손때가 타서 너덜너덜합니다. 필기가 빼곡히 적혀진 포스트잇이 페이지 곳곳에 붙어 있고 성경의 몇몇 구절은 형광펜으로 밑줄이 그어져 있습니다. 열심히 공부한 흔적들이 역력합니다. <관찰>, <자료조사> 기능을 사용한다면 유일하게 반으로 곱게 접혀져 있는 포스트잇을 한 장 발견합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인류는 하늘님을 위해 창조된 존재로 언젠가는 모두 하늘님의 뱃속으로 되돌아가게 될 운명이다.

그러므로 사람을 공양하여 하늘님께 바치는 의식도 그리 이상한 것만은 아니다.

교주님이 직접 하신 말씀이니 틀릴 리가 없지.]

글씨는 맨정신으로 필기한 게 아닌지 삐뚤빼뚤합니다.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런 엉터리 교리를 믿을 리가 없습니다.

작은 수첩 하루의 일정들을 기록해놓은 다이어리입니다. 처음에는 공강 시간, 교회 예배일 등이 평범하게 적혀 있으나 한 달 전 날짜를 기점으로 대원회와 관련된 온갖 스케쥴들로 도배가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가장 최근 장에는 일주일 전 날짜와 함께 휘갈겨 쓴 글씨로 다음과 같이 적혀 있습니다.

[전도 목표 인원수 : 80명

제한 기간 : 일주일 뒤 오전 7시

목표 인원수를 채우지 못한다면 스스로 처분받기 위해 교회로 갈 것

다음 예배일 : (오늘 날짜)]

예배일이라고 적힌 날짜는 바로 오늘입니다. 수첩의 가운데에는 ‘대원진리교회’라고 쓰여진 목적지를 표시한 약도가 한 장 끼워져 있습니다. 위치는 대원 생활건강샵이 있는 건물의 바로 옆입니다.

화장실 화장실 안에는 먹고 남은 약통들이 쓰레기통을 가득 채우다 못해 넘쳐서 떨어져 있습니다. 약병에는 대원 영양보충제라고 쓰여진 라벨이 붙어 있습니다. 떨어진 채 바닥을 구르는 캡슐알약 몇 개가 눈에 들어옵니다. <관찰> 판정 성공 시 개중에는 캡슐이 터져서 내용물이 흐르는 것도 있습니다. 캡슐 안의 내용물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가루식 약이 아니라 어딘가 물컹하고 점성이 있는 검은 덩어리입니다. 냄새를 맡아보면 씁쓸한 약 냄새에 찝찔하고 비릿한 느낌의 고약한 냄새가 섞여서 납니다. 어딘가 속이 울렁거리게 만드는 냄새입니다. 그것을 들여다보고 있다보면 어쩐지 그 검은 덩어리가 순간 꿈틀, 하고 움직인 것도 같습니다. <이성> 판정. (0/1)

탐사자는 이후 곧바로 박경민의 행적을 따라 대원진리교회로 향할 수도 있고, 그런 무모한 짓 대신 경찰에 신고를 하는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경찰에 신고를 한다면 탐사자는 처음에는 용의자로 의심받으나 알리바이를 입증하면 곧 용의선상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경찰은 인근 CCTV 확인 결과 박경민이 아침에 혼자서 어디론가 향하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고 말합니다. 탐사자가 직접 CCTV를 보기 위해서는 <설득>, <대인기능> 등의 판정에 성공해야 합니다. 탐사자가 경찰과 연관이 있는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면 좀 더 수월하게 증거물을 접할 수 있습니다. 성공하면 경찰은 원룸텔 복도 CCTV 영상을 탐사자에게 보여줍니다. CCTV에는 어제 만났던 옷차림 그대로 남색 후드티에 청바지를 입은 박경민이 넋이 나간듯 비척대며 걸어 나가는 모습이 찍혀 있습니다. 또한, 영상 속 박경민의 한쪽 발은 맨발입니다. 이후 경찰에게 사건을 맡겨놓고 박경민의 행적을 뒤쫓지 않는다면 End 4 입니다.

물론 이대로 엔딩을 보면 너무 섭섭하니 박경민을 찾아 나설 동기를 수호자가 추가적으로 부여해주어도 무방합니다. 이미 한차례 End 4를 본 탐사자가 계속해서 주변을 맴도는 대원회의 끈질긴 포교에 지친 나머지 어떻게 해서든 이 지긋지긋한 사이비 놈들의 정체를 밝히고 자신이 직접 사건을 해결하겠다는 용감한 선택을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수호자는 탐사자 본인이나 탐사자의 가족을 몰래 찍은 사진을 탐사자에게 보내 이를 이용하여 협박한 뒤 교회로 유인하거나 미행, 스토킹 등 탐사자의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일을 활용하는 등 대원회의 신도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동기를 부여해주세요. 단, 이러한 소재를 활용하기 전에 플레이어가 현실과 밀접하게 맞닿아있는 공포에 대한 불쾌감을 표현하는 일이 없도록 사전에 공지를 해둔 상태여야 합니다.

 

[7] 대원진리교회

약도를 따라 도착한 곳은 3층 남짓한 높이의 작고 낡은 건물입니다. 안으로 들어가보면 복도는 좁고 불이 켜져 있지 않아 어둡습니다. 탐사자의 발소리만이 복도에 울려 퍼집니다. 엘리베이터는 존재하지 않으며 1층에는 위층으로 향하는 낡은 계단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습니다. 교회 내부에 육안으로 확인되는 CCTV는 없습니다. 그러나 방태식이 침입자나 경찰들이 들이닥치는 것을 감시하기 위해 숨겨놓은 감시 카메라들은 존재하므로, <수사과학> 판정 등을 사용하거나 <관찰> 극단적 판정 이상에 성공한다면 그냥 지나쳤더라면 발견하지 못했을 만한 구석진 곳에 위치한 카메라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감시카메라를 발견하지 못했더라도 탐사자는 카메라들을 통해 어쩐지 누군가에게 감시당하는 듯한 꺼림칙함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곳에 들어온 것이 경찰이나 침입자라고 판단된다면, 방태식은 스프링쿨러를 통해 지배의 혈청을 가공한 향기를 내뿜어 기억을 모조리 지우고 건물 밖으로 내쫓습니다. 그 외에는 약에 세뇌되어 재료가 되기 위해 제발로 찾아온 신도들이라 판단하여 내버려둡니다. 탐사자들은 후자의 경우로 오해된 모양입니다.

2층 유리로 된 문으로 닫혀 있는 방 하나와 3층으로 향하는 계단이 있습니다. 위로 올라가는 계단 중간에는 ‘3층 : 예배실, 2층 : 총회장실’이라고 적힌 작은 안내판이 붙어 있습니다.

총회장실 유리로 된 문은 잠겨서 열리지 않습니다. <관찰>, <지능> 판정 등을 통해 문 위쪽에 돌려서 여는 방식의 잠금쇠가 달려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까치발을 들으면 닿을 만한 높이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안쪽에는 종이들이 잔뜩 쌓여 있는 커다란 테이블과 사무실용 의자가 자리 잡고 있고 양 옆에는 책장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벽에는 웬 70대 정도로 보이는 남성의 사진이 고풍스러운 액자에 넣어져 걸려 있습니다. 사진 아래에는 ‘대언의 사자 - 방태식’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테이블 테이블 위에는 ‘총회장 : 방태식’이라고 적힌 이름표가 올려져 있고 위에는 종이 더미들이 잔뜩 쌓여 있습니다. 종이들은 각종 재무, 거래 내역이 정리되어있는 회계 문서들인 것 같습니다. <자료조사>, <회계> 기능을 사용하여 성공한다면 탐사자는 서류들 사이에서 거래목록표라고 적힌 종이를 찾아냅니다. 종이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문서의 내용을 읽으면 <이성> 판정을 진행합니다. (1/1d3)

[성인의 오른팔 캡슐 10세트 - 지배의 혈청 5병, 금 10돈

성인의 왼쪽 다리 캡슐 10세트 - 지배의 혈청 8병, 금 10돈

청소년 내장 종합 세트 - 금 30돈

눈알 액기스 - 수정 5개

가루식 뼈와 흡입용 막대 - 한 봉지 당 금 1돈

(…)

주의사항 : 위 품목들의 거래 대상은 뱀인간으로 한정함, 하자가 있는 것은 영양보충제로 판매할 것]

 기능 판정 어려움 이상 성공 시 성공 보너스로 다음과 같은 종이를 한 장 더 발견합니다. 

[연구 기록 ::

서를 연구하다가 새로이 알아낸 사실인데, 살아있는 인간을 특정한 마법적 방법으로 가공하면 뱀인간들에게 끊을 수 없는 마약같은 것이 되는 모양이다.

이것이 생각보다 아주 인기가 높다. 잘만 하면 차토구아님께 바칠 제물을 손쉽게 얻으면서도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다.

게다가 이것을 정신적으로 약한 사람이 섭취하면 그 사람은 자아를 잃고 충실한 노예가 된다.

이 얼마나 경제적인가. 인간은 하수인으로 쓰고 쓸모가 없어지면 재료로써 처분하면 그만이다.

상등품만 솎아내어 뱀인간들에게 판매하고 하자가 있는 것들은 인간에게 먹이자.]

책장 ‘회개와 구원’, ‘진실된 믿음의 증거’ 등의 제목을 가진 성경과 교리, 종교에 관련된 책들이 빽빽하게 꽂혀 있습니다. 저자는 모두 방태식입니다. 책의 내용들은 하나같이 성경을 제 입맛대로 해석해놓은 것들 뿐입니다. <자료조사> 성공 시 탐사자는 유독 너덜너덜하고 두꺼운 한 권의 책을 찾아냅니다. 이 책은 에이본의 서(룰북 P. 229)로, 대마법사 에이본이 차토구아를 비롯하여 요그 소토스, 우보 사틀라 등 사악한 신들과 그들에 대한 수많은 금단의 지식들을 기록해놓은 마도서입니다. 이 책을 집어든 탐사자는 <정신력> 판정을 하며, 실패하면 1d3 주사위를 굴려 1) 책을 소유하고 싶어하는 강렬한 집착 증세를 보임, 2) 책을 보며 강한 불쾌감과 공포심을 호소하며 책으로부터 멀어지고 싶어함, 3) 자기 자신에게 상해를 입혀 책에 자신의 피나 살점으로 표식을 남기고 싶다는 충동을 느낌 중 하나를 호소하게 됩니다. 증상은 1d3시간 동안 지속됩니다.

책은 영어로 된 번역본으로 <모국어> 기능이 영어인 탐사자나 <외국어(영어)> 기능 수치가 50 이상인 탐사자만이 해독할 수 있습니다. <외국어(영어)> 기능 수치가 50 미만인 탐사자는 해독하는 데에 2d60일의 시간을 더 소모합니다. 본격적인 연구에는 32주가 소요되며 책을 해독하면 은밀한 우주의 비밀을 엿본 탐사자는 2d4의 이성을 손실하고 <크툴루 신화> 기능을 +8점 얻습니다. 올라간 신화 수치만큼 해당 탐사자는 이성을 영구적으로 상실합니다. 책을 해독하고 나면 관문 생성(룰북 P. 254), 녹색의 부패(룰북 P. 246), 사지 위축(룰북 P. 248) 주문과 형태 없는 권속 접촉(룰북 P. 260) 주문 중 하나를 선택하여 습득할 수 있습니다.

 

[8] 3층 예배실

계단의 끝에는 상아색 문만이 덩그러니 존재하고 있습니다. 문은 잠겨있지 않으며 문을 열고 들어가면 내부는 은은하지만 어쩐지 섬뜩하게 가라앉아있는 분위기의 조명이 밝혀져 있습니다. 또 하얀 식탁보가 정갈하게 깔려 있는 커다랗고 긴 식탁이 중앙에 자리잡고 있으며 가장 안쪽에는 벽난로가 하나 있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온갖 만찬들이 먹음직스럽게 차려져 있는데, 그 화려함이 이곳과는 어울리지 않는 이질적인 모습입니다. 요리 관련 직업에 종사하는 탐사자나 <예술/공예(요리)> 기능 판정에 성공한 탐사자라면 이 요리들이 프랑스식 정찬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척 보기에도 한껏 힘이 들어가보이는 것이 모든 요리에 심혈을 기울인 듯한 모습입니다. 이렇게 정성스럽게 요리된 음식들이 아무 이유도 없이 그냥 만들어졌을 리 없습니다.

* 이것들은 모두 차토구아에게 진상하기 위해 조리된 인육들입니다.

요리들은 매우 고소하고 맛있는 냄새를 솔솔 풍기고 있으며 음식들의 냄새는 절로 입안에서 군침이 돌게 만듭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음식은 모두 인간으로 조리한 것인지 곳곳에서 사람의 신체로 보이는 조각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정갈하게 차려진 음식 위에 자연스럽게 놓여져 있는 인간의 신체 일부는 일견 기묘하게 보이기까지 합니다. 인간으로 조리된 만찬을 목격한 탐사자는 <이성> 판정. (0/1d3)

앞서 요리와 관련된 기능을 성공시킨 탐사자에게는 만찬의 자세한 묘사를 추가 정보로 더 줄 수도 있습니다. 피처럼 새빨간 빛깔의 아페리티프 식전주가 새콤한 향기를 풍기며 반짝이는 글래스에 담겨 있고 식욕을 돋구기 위한 아뮤즈 부쉬로 고소한 연어와 푸아그라, 그리고 인간의 손가락 마디가 아담하게 얹어진 카나페가 바로 옆에 놓여져 있습니다. 따끈한 앙트레는 누군가의 귓바퀴 살과 눈알, 가리비 관자를 버터에 볶아낸 음식입니다. 생선 요리인 푸아송으로는 혓바닥과 가자미의 풍미를 살려 구운 뫼니에르가, 고기 요리인 비앙드로는 허벅지 살점의 육즙을 살린 필레미뇽 스테이크가 고급스러운 식기와 함께 플레이팅 되어 있습니다. 강제 <정신력> 판정. 성공하면 음식을 맛보고 싶다는 기묘한 충동을 참아내지만 실패하면 강렬하게 치밀어 오르는 음식에 대한 비상식적인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요리를 입에 넣게 됩니다. 옆 사람이 <근력> 대항을 통하여 이를 저지할 수도 있습니다. 인간으로 조리한 요리를 먹게 된 탐사자는 자신이 식인을 했다는 사실에 <이성> 판정. (1/1d3+1) 음식에 대한 식욕은 음식을 섭취하거나 음식이 눈 앞에서 보이지 않게 되면 사라집니다.

벽난로는 불을 피운 적이 없는지 잿가루 한 점 없이 깨끗합니다. 자세히 보면 벽난로 바닥에 문이 존재합니다. 바닥의 문을 열어보면 안쪽에는 아래로 향하는 계단이 보입니다. 계단은 옆 건물인 대원 생활건강샵의 지하에 위치한 [9] 캡슐 공장과 연결됩니다.

 

[9] 캡슐 공장

지하로 진입하면 넓고 어두컴컴한 시설이 눈에 들어옵니다. 내부는 시야만 간신히 확보할 수 있을 정도의 빛만이 존재합니다. 이곳을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서는 이후 <관찰> 판정에 성공하거나 핸드폰 플래쉬와 같은 기능을 이용해야만 합니다. 플래쉬를 사용하기로 했다면 관찰 판정은 생략합니다. 공장 지하는 전파가 잘 잡히지 않으므로 전화가 연결되지 않으며 지하에 있는 동안은 경찰에도 신고가 불가능합니다.

이곳은 아무래도 공장 시설로 쓰이는 모양인지 여러 가지 기계들과 컨베이어 벨트가 죽 늘어서있습니다. 기계들은 지금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기계 라인은 제1구역, 제2구역, 제3구역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공장 가장 안쪽에는 ‘재료보관실’이라는 글씨가 빨간 페인트로 삐뚤빼뚤하게 적혀 있는 철문이 있습니다. 페인트는 오래 됐는지 이곳저곳 흘러내린 자국이 있어 공포영화에나 나올 법한 모습입니다.

컨베이어 벨트 벨트에 <관찰> 성공 시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운반되고 있는 조그마한 캡슐 알약을 볼 수 있습니다. 알약들은 컨베이어 벨트 끝에 다다르면 플라스틱으로 된 병 안에 모아져 포장됩니다. 병에는 ‘대원 영양보충제’라고 프린팅 된 라벨이 부착되고 있습니다.

제1구역(압축 구간) 거대한 프레스기가 쉴새없이 가동하고 있습니다. 프레스기는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운반되는 어떤 덩어리들을 끊임없이 압축하는 중입니다. 저것이 약을 만드는 재료인 것 같습니다. <관찰> 성공 시 프레스기가 압축하고 있는 재료의 정체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그 덩어리들은 다름아닌 사람입니다. 하나같이 퀭한 눈으로 넋이 나간 듯 허공을 쳐다보며 컨베이어 벨트 위에 웅크리고 누워 있는 사람들은 벨트가 기계 아래를 지나갈 때마다 납작하게 압축되어 나옵니다. 대체 어떻게 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압축된 사람들은 터지지 않고 웅크린 자세 그대로 짓눌려 납작해집니다. 프레스기가 사람들을 짓누를 때마다 빠득, 빠드득하는 무언가 짓이겨지고 부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그 순간, 압력에 의해 코가 뭉개져 얼굴 한가운데에 구멍이 뻥 뚫린, 한때 사람이었던 납작한 무언가가 벨트 위에서 눈알을 데루룩 굴려 탐사자를 쳐다봅니다. 이 말도 안 되고 역겨운 광경을 목격한 탐사자는 <이성> 판정. (1/1d4) * 제2, 3구역에서 이미 이성이 한차례 감소하고 난 뒤라면 다중이성판정룰에 의하여 이성 감소 수치가 줄어들거나 판정을 생략할 수 있습니다.

제2구역(분할 구간) 이곳의 기계는 제1구역에서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온 납작한 재료들을 거대한 톱날 바퀴로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있습니다. <관찰> 판정 시 이곳에서 가공 중인 재료들이 전부 팬케이크 두께로 납작하게 으스러진 인간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요란한 소리를 내며 기계가 뭉개지듯 압축된 인간을 부위 별로 잘라 나눕니다. 톱날이 닿을 때마다 한때는 인간이었을 무언가가 꿈틀대며 움직입니다. 비현실적이고 기괴한 광경을 목도한 탐사자는 <이성> 판정. (1/1d4) * 제1, 3구역에서 이미 이성이 한차례 감소하고 난 뒤라면 다중이성판정 룰에 의하여 이성 감소 수치가 줄어들거나 판정을 생략할 수 있습니다.

제3구역(가공 구간) 기계가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고 구석에는 쇠막대와 철골, 철근 등이 잔뜩 쌓여 있습니다. 쇠막대나 철근은 지렛대 따위로도 사용할 수 있으며 무기 판정은 몽둥이, 대형(룰북 P. 405)으로 판정합니다. 기계는 제2구역으로부터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온 재료들을 부위 별로 각자 다른 곳에 위치한 커다란 믹서에 넣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가루와 액체를 함께 넣고 곱게 간 뒤 갈아진 내용물을 작은 캡슐에 넣는 작업을 반복 중입니다. <관찰> 판정 시 믹서마다 안에서 꿈틀대는 손가락들이나 움찔대는 새빨간 살덩어리들을 발견합니다. 역겹고도 징그러운 장면에 <이성> 판정. (1/1d4) * 제1, 2구역에서 이미 이성이 한차례 감소하고 난 뒤라면 다중이성판정 룰에 의하여 이성 감소 수치가 줄어들거나 판정을 생략할 수 있습니다.

재료보관실 감옥처럼 쇠창살이 가득한 공간입니다. 비좁은 쇠창살 내부에는 넋이 나간 사람들이 여유 공간 하나없이 수십 명씩 꽉꽉 들어차 있습니다. 안은 발 디딜 틈조차 없어 보입니다. 개중에는 박경민의 모습도 보입니다. 탐사자가 쇠창살에 가까이 다가가면 작고 창백한 손이 갑자기 튀어나와 탐사자의 옷자락을 덥썩 붙잡습니다. 사람들 틈에 가려져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어린 아이의 목소리가 울며 소리칩니다.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저 좀 여기서 꺼내주세요!”

아이는 열 살이나 되었을까 싶은 나이로 이름은 최민수입니다. 극도로 겁에 질린 상태이기 때문에 탐사자가 무얼 물어도 엉엉 울면서 모른다고 대답합니다. 아이는 옆집 아저씨가 엄마를 칼로 찌르고 자신은 이곳에 가둬버렸다는 말만 필사적으로 반복합니다. 탐사자는 아이를 구해줄 수도, 모른 척 내버려두고 떠날 수도 있습니다. 단, 아이와 박경민은 같은 쇠창살 안에 갇혀 있으므로 박경민을 구하려면 필연적으로 아이도 꺼내주게 됩니다. 최민수는 사이비 종교 모자 살인 사건 속 피해자의 실종된 아들입니다.

쇠창살은 커다란 자물쇠로 단단히 잠겨 있으며 부수는 수밖에 없습니다. 혹은 <열쇠공> 어려움 판정으로 자물쇠를 건드려볼 수도 있습니다. 자물쇠를 맨손으로 부수거나 창살을 떼어내려면 <근력> 극단적 판정. 여러 명이 동시에 시도할 경우 인원 수에 따라 보통, 어려움 난이도로 조정합니다. 쇠막대를 지렛대로 이용하면 판정을 생략할 수도 있습니다. 쇠창살을 부수고 나면 안에 꽉꽉 들어차있던 사람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옵니다. 어린 남자 아이 한 명과 박경민 역시 인파에 휩쓸려 나옵니다. 사람들은 그 수가 너무 많아서 탐사자의 힘으로는 모두를 데리고 나갈 수 없습니다. 또 박경민을 포함한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약에 의해 세뇌되어 의사소통이 불가능합니다. 일단은 박경민과 아이를 데리고 나오는 것만이 최선일 것 같습니다. 물론 탐사자가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이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나갈 수만 있다면 나가게 해주어도 좋습니다.

쇠창살을 부숴서 아이와 박경민을 구했든 구하지 않았든 탐사자가 재료보관실에서 나오는 그 순간, 공장 전체에 귀를 찢는 듯한 날카로운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동시에 위층에서는 쿵, 하는 묵직한 폭발음 같은 것이 들린 것 같습니다. 탐사자들은 이제 이곳에서 무사히 탈출해야 합니다.

* 사이렌은 침입자를 알아내고 재료보관실에서 재료가 탈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설치된 것으로 재료보관실을 나서는 순간 작동하는 구조입니다. 폭발음의 정체는 방태식이 증거인멸과 사건은폐를 위하여 대원 생활건강샵 2, 3, 4층에 가득 쌓아놓은 화약과 인화성 물질들을 폭발시키는 소리입니다.

 

[10] 탈출

아이를 데리고 있을 경우 탐사자가 공장에 들어올 때 사용했던 예배실 벽난로에 숨겨진 계단 쪽으로 향하려고 한다면, 탐사자는 계단에서 검은 그림자 덩어리 같은 무언가가 내려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꿈틀거리는 수백 개의 다리, 일그러진 이목구비와 두꺼비 같은 몸뚱이. 그림자의 정체는 형태 없는 권속들(룰북 P. 310)으로 그들은 저 멀리서 탐사자를 발견하기가 무섭게 즉시 쫓아오기 시작합니다. 형태 없는 권속을 본 탐사자는 <이성> 판정. (1/1d10) 그리고 아이가 별안간 탐사자의 손을 잡아 당기며 나가는 문은 이쪽이라고 말하며 계단과는 정반대 방향에 위치한, 재료보관실 안으로 향합니다. 아이는 탐사자를 재료보관실의 막다른 벽으로 데리고 가며, 자신은 이곳에 있는 문을 통해서 끌려왔다고 말합니다. 회색 시멘트로 된 벽은 자세히 살펴보면 회색의 철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벽과 색이 비슷해서 눈에 띄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문은 밀어보면 무겁고 육중한 쇳소리를 내며 열립니다. 형태 없는 권속들은 끊임없이 탐사자를 뒤쫓아오며 공격합니다. 전투 시 형태 없는 권속의 스탯은 아래의 표를 참고해주세요. 최대한 전투를 회피하는 방향으로 안내해주어도 무방합니다. 쫓아오는 권속들의 수는 하나에서 두 명 정도입니다. 문을 열면 올라가는 계단이 보입니다. 쫓아오는 괴물들을 피해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초록빛으로 밝게 빛나는 비상구 표시와 함께 굳게 닫혀 있는 방화문이 보입니다. 방화문은 잠겨 있지만 이음새가 헐거워 틈 사이로 빛이 새어들어옵니다. <근력> 판정 극단적 이상 성공 시 헐거워진 이음새가 풀리며 잠겨있던 문이 열립니다.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시도할 경우 보통, 어려움 난이도로 조절하며 쇠막대를 지렛대로 이용하면 판정을 생략합니다. 문이 열리기 전까지 형태 없는 권속들은 탐사자를 공격하며, 권속들을 이용해서 최대한 긴박하고 위험한 분위기를 조성해주세요. 어디선가 매캐한 타는 냄새가 나는 것 같다는 지문을 넣어주어도 됩니다. 문이 열리면 형태 없는 권속들은 더이상 탐사자를 추적하지 않습니다. 밖으로 나와보면, 이곳은 대원 생활건강샵의 1층입니다. 밖에서는 지하에서 들리는 것과는 다른 느낌의 사이렌 소리가 들려오고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흐릿하게 들려옵니다. 바깥에 서있는 것은… 소방차인 것 같습니다. 탐사자들이 잠겨 있던 비상계단을 통하여 밖으로 무사히 탈출하였다면 End 1입니다.

아이를 데리고 있지 않은 경우 탐사자는 탙출하기 위하여 공장에 들어올 때 지났던 예배실 벽난로에 숨겨진 계단이 있는 곳까지 도착해야만 합니다. 비상계단으로 향하는 문의 위치는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아이를 데리고 있지 않으므로 탐사자는 결코 알 수 없습니다. 공장 안에는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고 있습니다. 계단을 통해 예배실까지 올라가고 나면, 문 앞에 70대 즈음으로 보이는 웬 남성 한 명이 서있습니다. 총회장실에 걸려있는 액자 속 인물과 똑같이 생긴 이 남자는 대원회의 교주, 방태식입니다. 탐사자가 무슨 말을 하든 방태식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중얼대며 주문을 외웁니다. 주문은 형태 없는 권속들을 소환하는 주문입니다. 방태식의 주문영창이 끝나면 그의 주변에 그림자 같기도 한 어두운 형태의 무언가가 꾸물꾸물 솟아납니다. 그림자는 이윽고 두꺼비 같은 몸뚱아리에 엉성한 다리가 수백 개나 달린 괴물의 형상으로 변모합니다. 형태 없는 권속들을 직접 보게 된 탐사자는 <이성> 판정. (1/1d10) 형태 없는 권속들은 탐사자의 인원수만큼 조정해주세요. 탐사자는 방태식과 형태 없는 권속들을 물리쳐야지만 밖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출구인 예배실의 문은 방태식이 막아선 상태이므로 도주는 불가능합니다.

불경한 마법사, 방태식

근력 40 / 건강 30 / 크기 60 / 민첩 50 / 지능 80 / 정신력 90 / 회피 25 / 체력 11 / 마력 18 / 근접전(단검) 40 / 주문 : 칼날 축성(룰북 P. 262), 녹색의 부패(룰북 P. 246), 사지 위축(룰북 P. 248), 형태 없는 권속 소환

방태식은 겉으로는 70대의 나이로 보여지는 남성으로, 늙고 추해진 지금도 눈빛만큼은 광기로 형형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그는 형태 없는 권속들의 뒤에서 주문을 날리는 식으로 탐사자를 공격합니다. 그는 목격자들을 모조리 죽이기 전까지는 절대 멈추지 않습니다. 그가 빈사 상태가 된 틈을 타서 <민첩> 판정 등을 실시하고 전투에서 이탈하여 도망칠 수도 있습니다. 이후 빈사 상태로 방치된 방태식은 사망한 채로 발견됩니다.


형태 없는 권속

근력 90 / 크기 120 / 민첩 95 / 지능 65 / 정신력 50 / 회피 47 / 체력 15 / 근접전 60(촉수, 채찍 공격) 대미지 2d6 + db / 붙잡기 60 대미지 1d6 + db / 물기 30 > 삼키기(삼키는 대상의 합계가 자신의 크기 수치보다 작아야 가능) 삼켜진 탐사자는 행동 불능, 다른 탐사자가 공격해서 성공하면 도로 토해냅니다. 삼켜진 탐사자는 매 턴마다 +1의 대미지를 받습니다. (예시 : 1턴에 -1, 2턴에 -2, 3턴에 -3)


탐사자가 사망하면 End 2, 생존하여 탈출한다면 End 3 입니다.

 

엔딩

엔딩

 

End 1

엔딩 조건 단서를 모아 대원회의 모든 진실을 알아내고 공장에서 아이를 구해 비상계단으로 탈출함

공장의 사이렌 소리는 바깥까지 요란하게 들리고 있습니다. 소방차가 인근에 세워져 있으며 사람들이 건물 주변에 모여서 웅성거리고 있습니다. 탐사자가 건물 밖으로 빠져 나오면 군중들 속 한 명이 다급하게 탐사자를 보며 외칩니다. “저기 사람 있어요!”

탐사자가 영문도 모른 채 담요를 받고 구급차에 몸을 실으면 그제서야 빠져나온 건물의 모습이 보입니다. 1층을 제외한 건물의 위층은 화염에 휩싸여 있습니다. 소방차가 와 있고 사람들이 모여든 이유는 바로 이것때문인 것 같습니다. 불길이 거세서 진압이 상당히 곤란한 것 같습니다. 탐사자가 지하에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소방관들에게 알린다면, 그들은 지하에 진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나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말 것입니다. 불길에 휩싸여 무너진 건물의 잔해들은 지하로 가는 계단의 입구를 막을 것이고 연기에서 발생한 유독가스는 지하를 안개처럼 휘감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탐사자는 그야말로 운이 좋았습니다.

탐사자는 이후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게 되며 실종되었던 살인 사건의 피해자가 구출된 것을 보고 언론은 또다시 떠들썩해집니다. 그동안 탐사자에게는 사건에 대해 탐문하기 위해 경찰이 찾아옵니다. 탐사자는 자신이 본 모든 것을 경찰에게 말해줄 수도 있습니다. 이야기를 들은 경찰은 탐사자의 이야기와 구출된 아이의 증언을 토대로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합니다.

며칠 뒤, 탐사자는 신문이나 뉴스, 인터넷을 통하여 대원회에 대한 새로운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경찰청장은 건물이 완전히 연소되어 유의미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으며, 범인 방태식의 행방도 불명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건물의 지하는 무너져 내려 아직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현재 지하에서 신원이 확보되지 않은 시신이 세 구가 발견되었으며 경찰 측은 피해자가 더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신원이 확인된 시신은 화재가 일어났던 건물의 가게에서 근무하고 있던 직원 한 명으로…”

탐사자가 박경민을 데리고 나왔다면 박경민은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게 됩니다. 박경민은 기억에 약간의 혼란이 있으나 자신이 했던 행동에 대해 완전히 잊은 것은 아니므로 탐사자에게 사과합니다. 처음 대원회에 갔을 때는 그냥 빠져 나오려고 했는데 그곳에서 준 약을 먹고 나서부터 제정신이 아니게 된 것 같다고요. 박경민은 이후 퇴원하여 휴학계를 내고 혼수 상태이신 어머니를 간호하는 데에 열중하기로 합니다.

만약 박경민은 데리고 나오지 않았다면 탐사자는 며칠 뒤 뉴스나 신문 기사에 실린 화재 사건의 사망자 명단에서 박경민의 이름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후 대원회와 관련된 모든 것들은 점차 주변에서 자취를 감춥니다. 예전에는 대학로에서 심심치 않게 대원회의 교리를 전파하는 신도들을 볼 수 있었는데 이제는 더이상 보이지 않습니다. 탐사자도 이 끔찍한 사이비의 마수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보상 : 평화로운 일상을 되찾은 탐사자는 생환 보상으로 1d8의 이성을 회복합니다. 박경민을 구출해 같이 데리고 나왔다면 1d4의 이성을 추가 회복합니다.

 

 

End 2

엔딩 조건 아이를 데리고 나오지 않았고 예배실 계단에서 방태식에게 살해당함 / 약을 먹고 정신력 수치가 바닥나 스스로 대원진리교회로 향함

끔찍한 고통이 탐사자의 몸을 잠식합니다. 탐사자는 자신이 죽어가고 있음을 직감합니다. 방태식은 무미건조하게 죽어가는 탐사자를 바라보고 있다가 혼잣말을 중얼거립니다. “그래도 잘 됐구먼. 머잖아 뱀인간들이 거래를 하러 찾아올 텐데 마침 재료가 부족하던 참이라서.”

방태식은 죽어 가는 탐사자에게 사지를 경직시키는 주문과 한동안 목숨을 유지시켜주는 주문을 겁니다. 방태식이 주문을 걸면서 언뜻 “약은 산 채로 만들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효과가 제대로 안 나니까.” 라고 중얼거린 것도 같습니다. 그는 움직일 수 없게 된 탐사자를 데리고 지하 공장의 감옥에 가둬 버립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요. 요란한 기계 소리가 들리고 탐사자는 마비되어 뜻대로 감기지 않는 눈꺼풀을 들어올린 채 눈 앞에 보이는 거대한 기계를 바라봅니다.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가고 이윽고 탐사자의 차례가 됩니다.

빠직, 빠지직, 기계가 내려와 탐사자를 짓누르고 동시에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엄청난 고통이 엄습합니다. 하지만 비명은 나오지 않습니다. 탐사자는 산 채로 몸이 뭉개지고 갈리는 고통을 고스란히 경험하며 자신의 몸이 조각조각 분해되는 것을 느낍니다.

최근 머리가 아프고 속이 메스껍지는 않으신가요? 아니면 악몽을 자주 꿔서 잠이 부족하신가요?

걱정하지 마세요. 당신은 그런 사람들을 구원해줄, 아주 훌륭한 해결책이 되어줄 테니까요.

탐사자 로스트

보상 : 없음

 

 

End 3

엔딩 조건 아이를 데리고 나오지 않았고 방태식을 살해함 / 살인을 저지름

요즈음 뉴스나 신문에서는 얼마 전 일어난 화재 사건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건물 전체가 연소되어 현재 사망자 파악이 불가능하며, 지하는 완전히 무너져 내려 탐색도 난을 겪고 있다고요. 건물에서는 대원회 문제로 가족들과 갈등을 겪었던 사람들로 추정되는 시신들이 수색 작업을 하면서 지금까지도 발견되고 있으며 그 중에는 사이비 종교 모자 살인 사건의 실종되었던 아들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탐사자는 뉴스나 신문에 보도된 사망자 명단에서 익숙한 박경민의 이름 석 자를 발견합니다.

딩동, 초인종 소리가 울립니다. 밖을 내다보니 경찰들이 서 있습니다. 탐사자가 문을 열고 밖을 나가보면, 경찰들은 탐사자의 손목에 수갑을 채웁니다.

“(탐사자 이름), 당신을 살인죄 혐의 용의자로 체포합니다.”

경찰은 당시 인근 CCTV에서 탐사자가 건물에서 도주하는 장면이 촬영된 것을 확보했으며 건물 내부에서 살해당한 방태식, 혹은 신도의 시신을 발견했고 부검 결과 탐사자가 유력한 용의자라고 설명합니다. 만약 탐사자가 방태식과의 전투 후 방태식을 살해한 후라면 건물방화죄가 추가됩니다.

탐사자는 이후 자신의 무죄 및 정당방위를 입증해야 합니다. 하지만 한국의 법률 상 정당방위 입증은 매우 어려울 것이며 <법률> 극단적 성공 이상이 아니라면 어지간해서는 형을 면하긴 어려울 것입니다. 또한 방태식을 살해한 후라면 그 끔찍한 지하의 비밀은 이미 불타 없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경찰들은 탐사자의 허무맹랑한 증언을 그저 정신 이상으로 치부할 것입니다.

보상 : 탐사자는 생환하였지만 이후 1d6을 굴려 다음과 같은 장기광기 중 하나를 얻고 정신병원에서 2d30일 동안 치료를 받게 됩니다. 1. 고독공포증(룰북 P.158 8번), 2. 광장공포증(룰북 P.158 15번), 3. 교회공포증(룰북 P.158 18번), 4. 소음공포증(룰북 P.158 50번), 5. 낯선사람공포증(룰북 P.158 65번), 6. 전화공포증(룰북 P.158 72번)

 

End 4

엔딩 조건 사건에 깊게 연루되는 것을 거부함

탐사자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알아내는 것을 거부하고 자신의 일상을 영위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러한 일들을 밝혀내는 것은 경찰과 공권력이 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탐사자는 아무런 힘이 없는 평범한 일개 시민일 뿐이니까요. 탐사자에게는 자신을 보호할 권리가 있습니다.

박경민으로부터의 연락은 더이상 없습니다. 탐사자가 먼저 연락을 해보아도 받지 않습니다. 여전히 수사에 진척은 없는 것인지 경찰을 찾아가 보아도 아직까지 발견한 것은 딱히 없다고 대답합니다.

현재 시간은 자정이 되기까지 얼마 남지 않은 늦은 시간입니다. 탐사자는 집에서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생활을 보내던 중이었습니다.

딩동, 초인종 소리가 울립니다. 탐사자가 밖을 내다 보면 얼굴이 보이지 않도록 모자를 눌러 쓰고 마스크를 낀 누군가가 집 밖에 서 있습니다. 딩동, 다시 한 번 초인종이 눌립니다. 밖에 서있는 정체불명의 누군가가 명백하게 탐사자를 보며 말합니다.

“(탐사자 이름) 선생님. 좋은 말씀 좀 듣고 가세요. 하늘님은 믿는 자에게 구원을 내려주십니다.”

가래 끓는 목소리, 퀭한 눈동자, 넋이 나간 얼굴. 그보다, 저 사람은 어떻게 자신의 이름과 집 주소를 알고 있는 건가요?

탐사자 생환?

보상 : 이후 탐사자는 대원회의 신도들로부터 끊임없이 스토킹을 당하거나 발신자 제한 통화를 수시로 받게 되거나 얼굴을 가린 신도로부터 직접적인 해코지를 당하는 등 일상에 지장이 갈 정도의 위협과 피해를 받으며, 이후 1d6을 굴려 다음과 같은 장기광기 중 하나를 획득합니다. 1. 고독공포증(룰북 P.158 8번), 2. 광장공포증(룰북 P.158 15번), 3. 교회공포증(룰북 P.158 18번), 4. 소음공포증(룰북 P.158 50번), 5. 낯선사람공포증(룰북 P.158 65번), 6. 전화공포증(룰북 P.158 72번)

 

후일담

후일담

 

이번 시나리오의 컨셉은 한국형 사이비 종교입니다. 시나리오 작성은 이번이 두번째입니다.

시나리오를 작성할 때 탐사자의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가 무너지며 그로인해 평화롭던 현실이 두려움의 대상으로 변모하게 되는 것을 녹여내기 위하여 노력하였습니다.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이 어딘가 이상해져서 돌아온 것이라든가, 시나리오 도입부에서는 평범하게 식사를 하던 탐사자가 후반부에 가서는 인간으로 조리된 끔찍한 식사를 접하게 되는 것, TV에서나 보던 사건이 자신에게도 일어나는 것이라든가 세상의 그 어디보다 안전해야 할 집이 낯선 타인으로 인해 불안한 장소가 되는 것은 이러한 것을 위한 장치들입니다. 다만 이것들은 모두 현실적으로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소재들이기 때문에 본 시나리오를 플레이하기 전, 수호자 분들은 이러한 사항들을 사전에 반드시 공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교주 방태식은 러브 크래프트 작품에 등장하는 고대의 대마법사, 에이본을 모티브로 창작된 인물입니다. 그는 70년보다 더 많은 세월을 살아온 마법사로 자신이 에이본의 환생이라고 믿고 있으며 자신이야말로 에이본의 서의 진정한 주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여느 다른 사악한 신을 섬기는 사교도들과 다르지 않게 매우 자기중심적인 인물입니다. 그가 대원회를 창시한 것은 오로지 차토구아를 좀 더 열성적으로 숭배하는 동시에 자신과 같은 신을 섬기는 몇몇 몰락한 뱀인간들로부터 개인적인 이익을 얻기 위함이며, 그는 자신이 창시한 대원회와 자신을 따르는 신도들에게 일말의 애착이나 동정심조차 없습니다.

엔딩에 대한 이야기를 덧붙이자면 End 1에서 방태식은 죽지 않았습니다. 행방은 불명입니다만 대원회를 해체한 뒤 다른 곳에서는 여전히 인간을 차토구아와 뱀인간에게 바치고 있을지 모를 노릇입니다. 또한 무사히 생환했더라도 탐사자는 자신이 미처 구해내지 못한 지하의 사람들을 떠올리며 죄책감에 시달리게 될 수도 있습니다. 비록 그 자리에서 탐사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고 할지라도요.

End 2의 분기 조건은 아이를 구했냐, 구하지 않았냐입니다. 크툴루의 신화 속 세계에서의 인간의 존재감은 매우 미미합니다. 인간의 선의나 악의따위는 신들에게 티끌만큼의 영향도 주지 못하는, 결코 대단한 것들이 아닙니다. 하지만 때때로 그 하찮은 선의 하나가 비록 우주에서는 먼지만도 못한 것이라 할지라도 탐사자의 목숨 하나 쯤은 살려줄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죠.

End 3은 한국이라는 배경 상 가장 현실적인 결말일지도 모릅니다. 이 엔딩은 한국에서의 총기 소지는 불법인데다 정당방위의 인정 범위도 매우 협소하기 때문에 사교도들을 마주쳐도 대항할 수단이 별로 없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 추가된 엔딩입니다. 재력 수치가 높고 비리에 거부감이 없는 탐사자라면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겠습니다.

End 4의 탐사자는 여전히 대원회의 마수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아마 탐사자는 이후로 매일매일 신도들에게 감시당하며 불안에 떠는 나날을 보내게 되겠지요. 어쩌면 탐사자 자신도 그들의 일원이 되어 차토구아를 위한 공양의 제물로 바쳐지거나 뱀인간들을 위한 약의 재료로 사용될지도 모르는 노릇입니다. 탐사자는 언제든지 시나리오 도중에 눈앞의 공포로부터 도망치는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단지 이 끔찍한 존재들이 탐사자를 도망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뿐입니다.

어떤 엔딩도 완전히 깔끔한 해피엔딩이 아니며 묘하게 찝찝한 여운을 남기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작성되었습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대원회의 신도들에게 노려진 순간부터 탐사자의 일상은 점차 무너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또한 시나리오에 제시된 엔딩들과 기능의 판정 여부는 어디까지나 가이드라인일 뿐, 수호자는 탐사자가 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주세요. 아예 새로운 엔딩을 창작해도 무방합니다.

실제로도 사이비 종교에 빠지거나 다단계로 가산을 탕진하는 사람들은 본 시나리오에 등장하는 사람들 못지 않게 망가집니다. 시나리오는 어디까지나 재미로만 즐겨주시기 바라며 혹여나 호기심에라도 이러한 것들과 접하려는 시도는 하지 말아주시기를 당부드리겠습니다.

아무쪼록 시나리오를 즐겨주셔서 감사합니다. 피드백과 플레이 후기 문의는 언제든지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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